한동훈 “예대마진 커 가계·기업 부담…대출금리 낮춰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지속 상승하는 대출금리와는 달리 예금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며, 은행권의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는데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는 되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의 경우 주담대 등 일부 상품에만 적용되고 있는 데다, 대출 취급액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면서 "예금금리를 전면 인하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野 ‘가산금리 원가공개’ 입법 추진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지속 상승하는 대출금리와는 달리 예금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며, 은행권의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직접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놓는 등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금리 인하로 자칫 연말 가계대출 관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동훈 “예대마진 지속되며 가계·기업에 큰 부담”=한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더 내려갈 수도 있는데도 기업이나 가계가 부담하는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차이가 이렇게 크게 오래 지속되게 되면 가계와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며 “예대마진을 줄이는, 대출이자를 낮추는 방향의 움직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한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는데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는 되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예금금리는 지속적으로 인하하며, 수익성 지표인 예대금리차는 벌어지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은행이 신규 취급한 대출 예대금리차는 1.22%포인트로 지난 5월(1.23%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따라 지속적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한 영향이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하단 최저 2%대 수준을 유지했던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현재 4%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문제는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며, 소비자들에 돌아가는 몫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국민은행은 정기예금 및 적금 등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 또한 지난 8일 30여 종 예금금리를 최대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들도 이달 들어 예금금리 인하를 결정하고 나섰다.
이에 은행들은 시장금리 인하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의 경우 주담대 등 일부 상품에만 적용되고 있는 데다, 대출 취급액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면서 “예금금리를 전면 인하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野, 가산금리 원가 공개 추진…당국도 은행 압박=하지만, 이같은 예대금리차로 인해 은행들이 ‘역대급 수익’을 거두는 현상이 이어지며,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4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4조2000억원)가 비교해 0.6% 늘어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야권에서도 은행의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은행 대출 가산금리 산정 내역을 공개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연내 처리를 예고한 상황이다. 은행마다 각기 다른 가산금리 세부 항목 등을 법률로 정하도록 해, 금리를 투명화하고 서민의 이자부담을 경감한다는 취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늘어나는 가계빚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 인상을 암묵적으로 용인했던 금융당국에서도 금리 관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 9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 간담회를 통해 “은행이 각자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가격 통제에 나선다는 ‘관치금융’ 지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원장은 이달 5일 임원회의에 참석해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확대 현상에 대해 다시금 “연초보다 낮은 수준이나 몇 달 동안 확대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부담 경감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광우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