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또 ‘기후악당’…기후총회서 2년 연속 인증 불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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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후총회'는 금융(finance) 기후총회입니다. 이번 상은 금융에 대한 우선순위가 뒤바뀐 국가에 수여됩니다."
18일(현지시각) 오후 세계 기후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International)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을 '오늘의 화석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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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금융의 ‘화석연료 지원 중단’에 비협조 이유
“이번 ‘기후총회’는 금융(finance) 기후총회입니다. 이번 상은 금융에 대한 우선순위가 뒤바뀐 국가에 수여됩니다.”
18일(현지시각) 오후 세계 기후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International)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을 ‘오늘의 화석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이렇게 밝혔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총회인데, 한국은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총회 기간 하루에 한 번씩 “기후협상의 진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나라”를 꼽아 ‘오늘의 화석상’을 수여한다. 1999년 국제적인 ‘기후악당’으로 인증하는 것과 다름없는 이 상이 만들어진 뒤, 한국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총회 때 처음 수상한 데 이어 올해 2년 연속 수상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날 기후행동네트워크는 “한국은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수출신용기관을 통해 연간 410억달러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 보조금을 종식하기 위한 협의가 체결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9월에 유출된 정부의 한 문서는 한국 정부가 비협조적인 협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회원국들이 따라야 할 수출신용협약에 ‘화석연료 에너지 전반’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을 넣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11개 참가국 가운데 한국과 튀르키예만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협약이 개정되면 기존 협약에서 금지했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뿐 아니라 석탄·석유·가스의 채굴과 생산, 운송, 정제, 전력생산 같은 화석연료 산업 전반에 참여한 기업에 각국의 공적 금융 지원이 어려워지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이 공적 금융으로 화석 연료를 지원하는 규모는 연간 410억달러에 달한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유럽연합과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호주, 뉴질랜드는 이제 모두 개정을 지지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일관되게 개정을 반대해왔던 한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단체는 또 “공적 금융은 현재 바쿠에서 진행되는 모든 기후협상 과정이 성과를 거두는 데 핵심적인 요소”라며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홍수, 폭풍, 폭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극한 기상현상을 불러오는) 화석연료 산업을 위해 공적 금융을 쓸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수출신용협약은 참가국 만장일치로 결정되기 때문에,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이 개정안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날 화석상 2위 수상자는 핀란드로 선정됐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전 세계가 기후재원을 확대할 때 핀란드는 축소하고 있고, 이를 감추기 위해 수치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첫날에는 “지난 20년 동안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지고 있는) ‘기후 부채’가 증가해왔는데도 이를 갚지 않고 도망쳐온” 주요 7개국(G7)이, 이튿날에는 “총회 개최국 아제르바이잔이 수출하는 석유·가스의 57%를 구매하는” 이탈리아가 ‘오늘의 화석상’을 받았다.
한편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올해 총회에서 ‘정의를 위한 연대’란 이름의 상을 처음 제정하고, 이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수여했다. 단체는 “75년 이상의 점령, 수십 년 동안 계속되어온 억압, 현재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 학살에 대항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회복력과 저항(resilience and resistance)”에 “이 상을 수여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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