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워요" 원인 찾느라 의료비 더 써…4명 중 1명은 '이 병'이었다

박정렬 기자 2024. 11. 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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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으로 인한 의료비용이 연간 약 5500억원에 달하고, 환자가 1회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지출하는 의료비도 평균 의료비 지출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진 교수는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방문해야 할 진료과가 달라 환자들이 여러 병원이나 진료과를 전전하며 의료비 지출을 가중할 수 있다"며 "어지럼증 진료에 대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한다면 국가적인 의료비 부담을 크게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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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어지럼증'으로 연간 의료비 5500억 지출…
"치료 프로세스 확립으로 비용 절감 필요"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어지럼증으로 인한 의료비용이 연간 약 5500억원에 달하고, 환자가 1회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지출하는 의료비도 평균 의료비 지출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의생명연구원 김효정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데이터를 분석, 어지럼증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비용 부담을 산출하는 연구를 시행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어지럼증은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등 대도시 지역에서 발생 비율이 낮고(연한 하늘색), 지방에서는 비교적 높게(짙은 파란색) 나타났다./사진=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은 평생 3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이석증 등 귀 질환에서부터 뇌경색과 같은 뇌 질환, 심장병 등의 전신 질환, 심리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에 따른 치료 방법은 명확한 편이지만 많은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원인을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는 실정이다. 상당수는 치료를 중단했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연구팀은 어지럼증이 국가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의 의료비 부담을 유발하는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 국민의 4% 이상이 어지럼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며 주요 6개 원인 질환은 △양성돌발체위현훈(28.34%) △메니에르병(26.34%) △심인성어지럼(18.95%) △혈관어지럼(16.06%) △전정편두통(6.39%) △전정신경염(3.39%)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6개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의료비용은 5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의료비 지출은 '이석증'이라 불리는 양성돌발체위현훈이 1834억 5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어지럼증으로 인해 사용된 연간 의료비(하늘색 막대)와 1회 병원 방문 시 사용한 의료비용(짙은 파란색 막대). 왼쪽부터 BPPV(양성돌발체위현훈), VVD(혈관어지럼), MD(메니에르병), Psychogenic(심인성어지럼), VN(전정신경염), VM(전정편두통) 순으로 총 의료비 지출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사진=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 환자들이 병원 1회 방문 시 사용하는 평균 의료비는 9만6524원으로 평균 의료비 지출(7만3948원)에 비해 30% 이상 높았다. 1회 의료비 지출이 가장 높은 원인 질환은 혈관어지럼으로 확인됐다. 또 대도시보다는 소도시에서 어지럼증 발병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이를 급격한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결과로 추정했다.

(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의생명연구원 김효정 교수.


김지수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심화함에 따라 어지럼증의 유병률이 높아지며 이로 인한 의료비용 및 사회적 비용 부담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향후 국가 의료정책을 수립할 때 어지럼증에 의한 의료비 부담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진 교수는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방문해야 할 진료과가 달라 환자들이 여러 병원이나 진료과를 전전하며 의료비 지출을 가중할 수 있다"며 "어지럼증 진료에 대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한다면 국가적인 의료비 부담을 크게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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