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6번째 기소… “경기도 법카·예산 1억여원 유용”

수원/김수언 기자 2024. 11. 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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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은 기소유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혐의 등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19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이 대표에 대한 6번째 기소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사건,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위증교사 사건, 대장동·성남FC 사건,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기소돼 있으며, 일부 병합된 사건을 포함해 5건의 재판을 받게 됐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또 당시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모씨, 전 경기도 공무원 배모씨도 역시 배임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했다. 검찰은 “공무원들이 다수 동원돼 조직적으로 예산을 유용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김씨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서는 혐의는 충분히 적용해 기소가 가능했지만 같은 혐의로 배우자인 이 대표가 기소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4일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에 대한 1심 판결 내용도 면밀히 검토해 수사에 반영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면서 “수내동 자택에 배달한 샌드위치, 과일 등 결제는 경기도청에서 일괄 해당 판매점에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경기도 예산이 유용된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도 법인카드로 사적 식사대금을 지출하고, 경기도 예산을 음식값·세탁비·과실값에 사적으로 지출하는 한편 관용차인 제네시스 승용차를 이 대표의 자택에 주차하고 공무와 무관하게 사용하는 등 총 1억653만원에 대한 배임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 /뉴스1

검찰의 공소내용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 선거캠프부터 수행했던 배씨를 경기도 5급 공무원으로 채용, 경기도 공무원으로 구성된 ‘사모님팀’의 팀장 역할을 부여했다. 사모님팀은 배씨의 지휘 아래 경기도 예산으로 공무와 무관한 이 대표 부부의 식사·과일·샌드위치 등 음식을 구입해 제공했다. 또 개인 의류 등을 세탁하고,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운행하고 김씨를 사적 수행하는 등 부부의 사생활 관리를 전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방식으로 사모님팀은 이 대표 부부가 요구한 소고기·초밥·복요리 등 음식 75건(약 889만원)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구입해 제공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경기도 비서실 공무원들이 ‘격려 및 간담회용’, ‘직원 초과근무용’ 등으로 허위 지출결의를 하는 수법으로 이 대표 부부가 먹거나 집안 제사에 사용할 과일(2791만원), 아침식사용 샌드위치(685만원), 세탁비(270만원)를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경기도는 제네시스 G80 차량을 6540만원에 구입, 내외빈 영접 등 의전용 관용차로 사용하는 것처럼 가장했으나 실제로는 이 대표 자택 주차장에 세워두고 아파트 주차 스티커까지 부착하는 등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를 통해 이 대표가 임차료·주유비 등 최소 6016만원 상당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봤다.

검찰은 공범으로 기소된 당시 비서실장 정씨를 포함해 경기도 비서실과 의전팀 소속 일반직 공무원들도 동원돼 이 대표 부부의 식사(법인카드)·과일·샌드위치·세탁비 등 사적 용도로 경기도 예산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적 용도로 적법하게 지출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허위 지출결의를 하기도 했다. 검찰은 “기소 금액은 명확하게 확인이 된 금액만을 특정한 것이며, 전 비서실장 정씨는 법카 사용 업무 및 행정처리에 깊게 관여를 했다고 보고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재임했던 2018~2021년 김씨가 개인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 등에게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게 했다는 것이다. 당시 경기도 7급 공무원이던 조명현씨는 자신이 배씨 지시로 샌드위치, 초밥, 한우 등을 법인카드로 구매해 이 대표 관사와 자택에 배달했다고 폭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2022년 8월 배씨와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이 대표는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자 조씨가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이 대표도 법인카드 유용 지시 및 묵인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고, 권익위는 ‘이 대표가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며 대검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수원지검이 수사를 맡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는 지난 7월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이어진 서면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9월 검찰에 출석했지만 진술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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