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간호사를 남편 건설사 직원으로 둔갑…실업급여 부정수급 천태만상

부산노동청, 일용직 조사…51명 적발 46명 입건

부산고용노동청

건설현장에서 일한 것처럼 속이고 실업급여를 타낸 여성 수급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고용노동청은 건설현장에서 일한 뒤 퇴사한 것처럼 꾸며 실업급여를 타낸 여성수급자 51명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고용노동청은 “일부 건설사가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규모 비용처리 등을 위해 전업주부, 실업자 등의 명의를 활용해 허위로 고용보험 신고를 하고 있으며 명의대여자 중 일부는 경제적 어려움 등을 명의대여 사실을 숨기고 실업급여를 부정수급 하고 있어 기획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회사에 다니다 자진해서 사퇴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되자 건설현장에서 소장으로 일하는 친인척에게 허위로 건설일용고용보험 신고를 부탁하고 이를 근거로 허위 실업신고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업급여 1000만원을 부정으로 받았다가 적발됐다.

B씨는 영업직 프리랜서로 일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줄자 근무지 인근 건설현장 관리자에게 고용보험 허위가입을 부탁하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가입기간(8개월)을 충족한 뒤 실업급여 800만원을 타냈다가 단속됐다. 매일 아침 건설현장을 방문해 출근한 것처럼 지문을 찍고 자신이 프리랜서로 일하는 판매처로 출근하는 등 치밀한 방법을 사용했으나 꼬리를 잡혔다.

C씨는 자신이 근무한 병원의 동료 간호사 3명을 자신의 남편이 운영하는 건설사 근로자로 허위로 올려 이들의 임금은 현장경비로 사용하고 지인 3명은 일한 적이 없는데도 허위신고한 일용근로내역으로 실업급여 3900만원을 타냈다가 들통이 났다.

고용노동청은 부정수급액 4억4000만원 등 총 7억6000만원에 대해 반환을 명령하고 부정수급을 공모한 사업주를 포함해 모두 46명을 입건했다.

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부정수급은 최대 5배를 추가 징수하고 있으나 자진하여 신고하면 면제한다”며 “실업급여와 각종 지원금을 부정하게 받았다면 전국 고용센터를 방문하거나 인터넷으로 신고서를 제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