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부장관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 협정 특별히 관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8일 ‘제9차 한미 전략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인출기)이라고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를 시사한 가운데 현 행정부 관계자가 한국과의 분담금 협상 결과는 “특별히 관대했다”고 평가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18일(현지시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제9차 한미 전략포럼’에서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에 대해 “특별히 관대하고 유익한” 내용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도 이런 “지혜”를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달 초 2026~2030년이 적용 기간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타결하면서 적용 첫해인 2026년의 경우 한국의 분담금을 2025년 대비 8.3% 증액한 1조5192억원(약 11억달러)으로 정했다. 캠벨 부장관의 말은 이런 인상률에 대한 미국 쪽의 만족감을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이런 협상 내용은 “미국의 (군사력) 전진 배치에 대한 결의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또 “이 시점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을 상당히 줄이거나 우리의 기본적 공약의 성격을 바꾸려는 시도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미군을 전진 배치하는 것은 민주·공화 양쪽의 초당적 의지라고 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 등으로 한국에 대한 압박을 재개할 방침을 시사한 상태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에서 연간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받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캠벨 부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관한 대응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등 한국 정부가 트럼프 쪽과 조기에 접촉해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등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중요하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특정 국가가 핵무장을 재고려하기 시작한다면 연쇄적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핵무장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밝힌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