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등 G20 다수 정상, 러시아·북한 맹비판···러시아는 다른 얘기만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수 정상들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맹비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다른 주제만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러시아 외교 장관(세르게이 라브로프) 발언에 이어서 (G20 정상회의) 1세션에서 열 번째로 발언했다”며 “러시아 북한 간의 군사협력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그 불법성을 국제사회가 함께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러·북 군사협력을 중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이어 “바로 뒤이어서 열한 번째로 연사로 나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비판적인 발언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일본 정상은 ‘러시아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중동의 당사자들은?’ 이런 식으로 묻는 형식으로, 반어법을 통해서 비판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의 이같은 반응은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외교 장관은 전쟁 얘기는 쏙 빼고 세상에 한가한 모든 편안한 얘기를 많이 했다”며 “아프리카 얘기, 개도국(개발도상국) 얘기, 또 기후 변화 얘기를 해서 일부러 (우크라이나 전쟁 얘기를) 피해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외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도 러시아와 북한을 비판했다. 김 차장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 의해서 국제 식량 안보 위협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비판했다”며 “트뤼도 총리도 이어서 북한이, 러시아가 저지른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함으로써 국제 평화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이어 “앨버니지 총리도 북한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러시아의 전쟁에 함께 가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며 “제 2세션에서도 독일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을 계속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강력히 지지한다. 이 테이블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의 잔인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역사상 가장 높은 식량 위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많은 정상들은 꽤나 직설적으로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식량 위기 또 에너지 위기, 인도적 위기 또 전쟁의 새로운 국면 정당치 못한 전쟁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용어와 예시를 써가면서 북한과 러시아를 거론했다고 보시면 되겠다”고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 |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