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뱃고동' 울린 조선…불황에 '먹구름' 낀 화학
이건엄 2024. 11. 19. 06:30
[35th SRE]
실적개선 기대 1위 업종은 조선
'북미 맹활약' 자동차도 2위 꼽아
화학, 수요부진에 업황 악화 1위
PF 위기에 건설·캐피탈도 불안
실적개선 기대 1위 업종은 조선
'북미 맹활약' 자동차도 2위 꼽아
화학, 수요부진에 업황 악화 1위
PF 위기에 건설·캐피탈도 불안
이 기사는 2024년11월19일 04시3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 내 가장 업황이 악화할 것 같은 업종으로 단연 화학을 꼽았다. 중국의 과잉생산 기조와 이에 따른 수요 부진 장기화로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위험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업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에도 화학업종과 이차전지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업황 개선을 기대해볼 만한 산업으로는 조선과 자동차, 전기전자 등 수출 업종들이 꼽혔다.
◇ 수요 부진 뚜렷 ‘화학’ 업황 악화 1위
이데일리가 지난달 4일부터 14일까지 국내 크레딧 시장 전문가 총 4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 화학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의 유효 응답자는 183명으로 18개 업종 중 최대 2개까지 복수응답하도록 설문한 결과 총 357표 중 85표(23.8%)가 화학업종에 쏠렸다.
화학업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PF 위기에 가려져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뚜렷한 수요부진에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건설업을 제치고 업황 악화가 가장 우려되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채권시장에서 화학업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수요와 공급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56억 달러(한화 약 62조5900억원)로 전년 대비 15.9% 줄었다. 이 중 대중국 수출액이 170억 달러(약 23조3300억원)로 같은 기간 대비 17.7% 감소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평균 가동률은 74%에 그쳤다.
이 여파로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신용등급 하방 압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월 AA등급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한화솔루션(AA-)을 비롯해 SKC(A+)와 여천NCC(A)의 등급전망도 나란히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한 SRE 자문위원은 “화학은 부진한 2차전지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며 “일부 기업의 경우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과 금융권 자구책 마련으로 PF 불확실성아 과거 대비 크게 완화됐지만 건설업과 캐피탈 등 관련 업종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건설업과 캐피탈은 각각 64명(18.0%), 41명(11.5%)의 선택을 받으며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황 개선 기대 1위는 ‘조선’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1위에는 70명(20.0%)이 선택한 조선업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바닥론이 대두되며 전기전자에 1위 자리를 아쉽게 내줬던 지난해와 달리 조선업은 올해 수주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왕좌를 차지했다. 조선업은 34회 SRE에서 176명 중 50명(48.9%)이 선택해 2위를 기록했다.
실제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견조한 수주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향해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최소 3년치 일감을 쌓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당수 물량이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추정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미 국내 조선 ‘빅3’로 분류되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일제히 흑자를 달성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북미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동차업종도 47명(13.4%)의 선택을 받으며 반등이 기대되는 업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항공업으로 34명(9.7%)이 업황 개선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34회 SRE 당시 기록했던 4위(35명·19.9%)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 설문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워스트레이팅 1위 ‘SK온’…화학 대거 포진
이에 따라 화학과 이차전지 등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기업들이 올해 SRE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대거 포진됐다.
워스트레이팅 1위는 SK온이 차지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올해 들어서 공급 과잉과 수익성 훼손 심화 등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차전지 사업의 특성상 당장 실적이 나지 않더라도 끝없는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SK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워스트레이팅 13위에 올라 상위 10위권 밖에 벗어나 있었지만 올해는 총 183명 가운데 65명(35.5%)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올랐다. 65명 모두가 등급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봤을 정도로 부정적이었다.
2위와 3위는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CJ CGV(45표, 24.6%)와 CJ ENM(44표, 24.0%)이 나란히 차지했다. CJ ENM은 지난해 처음으로 설문에 등장하면서 바로 3위에 올라섰는데 올해도 44명의 표를 받아 3위를 기록했다. 등급이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38명으로 올라야한다는 의견 6명보다 6배 이상 많았다.
특히 상위권에 화학 업종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여천NCC가 6위에 올랐고 HD현대케미칼이 7위를 기록해 등장과 함께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지난해 7위였던 효성화학은 올해 10위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10위권에 포함됐고, 11위에 롯데케미칼이 자리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이데일리가 지난달 4일부터 14일까지 국내 크레딧 시장 전문가 총 4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 화학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의 유효 응답자는 183명으로 18개 업종 중 최대 2개까지 복수응답하도록 설문한 결과 총 357표 중 85표(23.8%)가 화학업종에 쏠렸다.
화학업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PF 위기에 가려져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뚜렷한 수요부진에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건설업을 제치고 업황 악화가 가장 우려되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채권시장에서 화학업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수요와 공급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56억 달러(한화 약 62조5900억원)로 전년 대비 15.9% 줄었다. 이 중 대중국 수출액이 170억 달러(약 23조3300억원)로 같은 기간 대비 17.7% 감소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평균 가동률은 74%에 그쳤다.
이 여파로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신용등급 하방 압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월 AA등급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한화솔루션(AA-)을 비롯해 SKC(A+)와 여천NCC(A)의 등급전망도 나란히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한 SRE 자문위원은 “화학은 부진한 2차전지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며 “일부 기업의 경우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과 금융권 자구책 마련으로 PF 불확실성아 과거 대비 크게 완화됐지만 건설업과 캐피탈 등 관련 업종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건설업과 캐피탈은 각각 64명(18.0%), 41명(11.5%)의 선택을 받으며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황 개선 기대 1위는 ‘조선’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1위에는 70명(20.0%)이 선택한 조선업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바닥론이 대두되며 전기전자에 1위 자리를 아쉽게 내줬던 지난해와 달리 조선업은 올해 수주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왕좌를 차지했다. 조선업은 34회 SRE에서 176명 중 50명(48.9%)이 선택해 2위를 기록했다.
실제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견조한 수주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향해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최소 3년치 일감을 쌓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당수 물량이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추정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미 국내 조선 ‘빅3’로 분류되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일제히 흑자를 달성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북미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동차업종도 47명(13.4%)의 선택을 받으며 반등이 기대되는 업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항공업으로 34명(9.7%)이 업황 개선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34회 SRE 당시 기록했던 4위(35명·19.9%)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 설문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워스트레이팅 1위 ‘SK온’…화학 대거 포진
이에 따라 화학과 이차전지 등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기업들이 올해 SRE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대거 포진됐다.
워스트레이팅 1위는 SK온이 차지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올해 들어서 공급 과잉과 수익성 훼손 심화 등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차전지 사업의 특성상 당장 실적이 나지 않더라도 끝없는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SK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워스트레이팅 13위에 올라 상위 10위권 밖에 벗어나 있었지만 올해는 총 183명 가운데 65명(35.5%)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올랐다. 65명 모두가 등급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봤을 정도로 부정적이었다.
2위와 3위는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CJ CGV(45표, 24.6%)와 CJ ENM(44표, 24.0%)이 나란히 차지했다. CJ ENM은 지난해 처음으로 설문에 등장하면서 바로 3위에 올라섰는데 올해도 44명의 표를 받아 3위를 기록했다. 등급이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38명으로 올라야한다는 의견 6명보다 6배 이상 많았다.
특히 상위권에 화학 업종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여천NCC가 6위에 올랐고 HD현대케미칼이 7위를 기록해 등장과 함께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지난해 7위였던 효성화학은 올해 10위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10위권에 포함됐고, 11위에 롯데케미칼이 자리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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