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에게 아동수당… ‘국가가 양육’ 신뢰” [심층기획-저출생 시대 ‘결혼 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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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만난 커플들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크게 두렵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를 국가에서 키워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인구학자들은 어느 하나를 원인으로 가리키기 어렵지만, 아이를 갖겠다는 욕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설립 초기 목표가 보상을 통해 출생률을 높이는 것이었다면, 이젠 "많이 벌든 적게 벌든 아이를 낳는 것이 부담돼서 피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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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 될수록, 다자녀일수록 수당 ↑
“한국 저출생 현상, 성평등에 주목
육아 책임 여성에게만 전담 안 돼”
프랑스에서 만난 커플들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크게 두렵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를 국가에서 키워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유아기부터 ‘모든 부모’가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탁아소 등 탄탄한 육아 지원 정책이 있다는 것이다.
CAF의 설립 배경에는 19세기 말부터 프랑스 기업들이 운영하던 가족지원금 제도의 전통이 있다. 몇몇 지역에서 기업인들이 가족지원금 지급을 위한 공동 기금을 만들었는데, 1945년 사회보장제도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 기금인 CAF가 탄생했다.
CAF의 1년 예산은 약 1000억유로(149조405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93%는 ‘아동수당’ 등 법으로 정한 일상적 지원에 사용된다. 나머지 7%(1조456억여원)는 CAF가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AF는 최근 우크라이나 피란민 자녀들이 무료로 탁아소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AF는 아이가 태어나서 성년이 되기까지 수입 규모와 상관없이 부모에게 아동수당을 부여한다. 6∼12세에는 달마다 148유로(약 22만원)를 준다. 아이가 성년에 가까워질수록, 자녀 수가 많을수록 매달 지급되는 수당이 많아진다.
코르보베스 담당관은 CAF의 목표를 크게 세 시기로 나눠 설명했다. 초기에는 2명 이상 자녀를 출산한 부모에 대해 보상하는 식의 단순 출산 장려 정책이 이뤄졌다. 1970년대에 이르러 ‘가난과 투쟁’이라는 기조 아래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의 불평등 해소라는 목표가 추가됐다. 1990년대부터는 직업적 삶과 가정에서 삶을 조화시키는 노력이 시작됐다.
코르보베스 담당관은 한국의 저출생 현상을 두고 성평등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권고 수준이 아니라 법적 조치로서 아빠들도 출산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등 육아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에서 출생률 높은 나라는 여성의 사회 활동 비율이 높은 나라”라고 말했다.
보편적 지원 역시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수입이 좋은 여성일지라도 직업생활과 출산을 병행하고 싶은 마음은 같다”며 “아이를 낳는다고 직업을 포기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글·사진 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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