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일본 국민팀 될 듯? '오타니·야마모토 보유' 친일 구단 다저스, 사사키 이어 기쿠치 행선지로 거론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이러다가 일본인 투수로 선발 로테이션을 가득 채울 기세다. 오타니 쇼헤이(30)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 두 명의 일본인 메이저리거를 보유한 LA 다저스가 또 다른 일본 출신 선수들과 연결되고 있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하면서 스토브리그 최고의 매물로 떠오른 '165km/h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3)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꼽히는 구단은 다저스다. 이미 시즌 중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사사키의 투구를 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 이미 오타니와 야마모토라는 일본인 선수들이 자리를 잡은 팀이기 때문에 다른 구단에 비해 사사키가 적응하기 훨씬 편한 환경이라는 점도 영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사사키 영입 경쟁의 중심에 있다고 믿지만, 샌디에이고 구단이 이 일본 스타(사사키)를 영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또 다른 내부자는 다저스가 사사키를 영입할 가능성은 98%, 샌디에이고는 2%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사사키는 MLB 구단들이 주목하는 일본 야구 최고의 '괴물 투수'다. 2019년 드래프트 1순위로 지바 롯데에 입단한 그는 구단의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2021년에야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1군 데뷔 첫해인 2021년 11경기(63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가능성을 보여준 사사키는 2022년 20경기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로 잠재력이 폭발했다. 처음으로 100이닝 이상(129⅓이닝)을 소화했고 탈삼진도 173개나 기록했다. 그해 4월 10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는 NPB 최연소 퍼펙트게임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사사키는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일본대표팀 멤버로 참가해 세계 무대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52, 7⅔이닝 11탈삼진을 기록하며 일본의 WBC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일본으로 돌아온 사사키는 오타니 쇼헤이가 보유하고 있던 일본인 최고 구속(165km/h) 타이기록까지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내구성 문제가 사사키의 발목을 잡았다. 물집, 발열, 옆구리 부상 등으로 2023년 15경기 9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 탈삼진 135개 등 빼어난 성적도 규정이닝 미달로 빛이 바랬다.
2023시즌 종료 후 사사키는 미국 진출과 관련한 잡음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갈등을 봉합한 뒤 새 시즌에 돌입한 사사키는 올해도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우며 18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 111이닝 129탈삼진으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NPB 무대에서 통산 64경기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남긴 사사키는 2024시즌을 마치고 마침내 지바 롯데 구단의 MLB 포스팅 허락을 얻어 빅리그 진출을 앞두게 됐다.
다저스와 연결된 또 다른 일본인 투수는 오타니의 고교 3년 선배인 '좌완 파이어볼러' 기쿠치 유세이(33)다. 지난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3+4년 총액 1억 900만 달러(약 1,52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진출한 그는 3시즌 동안 15승 24패 평균자책점 4.97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결국 3년 4,400만 달러(약 614억 원)의 계약이 끝난 뒤 시애틀이 4년 6,600만 달러(약 920억 원)의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서 기쿠치는 FA 시장에 나왔다.
202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600만 달러(약 460억 원)의 계약을 맺은 기쿠치는 이적 첫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5.19로 부진했지만, 2023년 11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미국 진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해로 MLB 6년 차를 맞은 기쿠치는 토론토에서 22경기 4승 9패 평균자책점 4.75의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뒤 7월 30일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새로운 팀에서 기쿠치는 10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다시 FA 자격을 갖춰 시장에 나왔다.
현지 매체 '다저스웨이'는 "기쿠치가 휴스턴 이적 후 보여준 활약 덕분에 FA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다저스와 LA 에인절스, 토론토와 시카고 컵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그를 두고 (영입) 경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2명의 선발 투수를 추가로 영입하려는 다저스는 맥스 프리드를 영입하지 못할 경우 하위 로테이션의 왼손 선발 옵션으로 기쿠치를 고려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미 일본에서 다저스가 차지하는 위상은 '국민 구단'급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 오타니를 비롯해 NPB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던 야마모토까지 보유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며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한 야마모토, 팔꿈치 수술에서 회복해 다음 시즌 투타 겸업을 준비 중인 오타니에 사사키와 기쿠치까지 합류한다면 다저스 선발진은 사실상 '일본 국가대표 선발진'이나 다름이 없게 된다.
다저스는 이미 오타니에게 10년 7억 달러(약 9,758억 원), 야마모토에게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531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겨준 순간부터 일본 시장을 타겟으로 하겠다는 노선을 확실히 굳혔다. 프리드먼 사장은 오타니의 공식 입단식 당시 일본 야구팬들을 '다저 블루'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과연 다저스가 FA 시장에서 2명의 일본인 투수들을 추가로 영입해 '친일(親日)' 구단의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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