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PT] 핀란드가 7년 연속 ‘행복 1위국’인 진짜 이유
“핀란드에서 사는 것은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다”
이 문구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지구 북쪽 구석의 작은 나라, 6개월 동안 흑암(黑暗) 같은 긴 겨울과 혹한 속에 사는 핀란드가 UN에서 선정하는 ‘행복 1위국’으로 7년 연속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하드웨어적으로는 ▲청렴한 정치 ▲국민들의 삶을 보장하는 복지체계 ▲높은 사회적 신뢰가 꼽히고,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자연을 사랑하는 삶 ▲모두가 ‘보통 사람’이라는 생각 ▲퇴근 후 갖는 ‘팬츠 트렁크’ 시간 등이 꼽힌다.
‘팬츠드렁크(Pantsdrunk)’시간이란 집에 돌아와 편안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적당한 양의 술과 안주를 즐기며 일상에서 쌓인 긴장을 풀고 자기다움에 가까워지는 휴식을 말한다.
숨 쉴 틈 없는 세상에서 한숨 돌리며, 가족과 자신의 개인적인 일에 더 집중하는 시간이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순간의 행복을 만끽하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다.
음울한 기후 속에 사는 북유럽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비관적 세계관을 이겨내는 자신들만의 해독제를 이처럼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그들의 ‘팬츠드렁크’ 시간은 가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사우나 문화를 통해 이웃・친지・낯선 이들과 유대의 장으로 발전한다.
인구가 560만 명에 불과한 핀란드의 사우나 수는 무려 320만 개.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것은 물론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사우나를 즐긴다.
핀란드식 사우나는 보통 건식으로, 내부는 바닥과 의자 모두 나무로 되어있다. 한쪽 구석에는 아궁이처럼 생긴 화덕에 장작을 넣어 불을 때고 그렇게 때운 불로 돌을 달군 뒤, 그 위에 물을 뿌려 수증기를 만든다.
사우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양동이에 물을 담아서 들어간다. 그리고 화덕 위 달군 돌에 직접 물을 뿌려가며 내부의 습도를 조절하면서 사우나를 이용한다. 만약 도중에 열기를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사우나실에서 나와 물로 몸을 식히고 땀도 닦은 뒤 다시 들어간다.
호수 근처에 있는 사우나에선 더우면 호수에 뛰어들어 몸을 식힌다. 뜨거운 열기를 찬물 속에서 식히는 짜릿한 쾌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한다.
사우나는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땀을 통해 노폐물을 빠르게 배출시키고, 피로 회복을 돕는다. 또 칼로리가 소모되어 다이어트 등 운동 효과도 증진시킨다.
정신적・사회적 효과도 크다. 유대의 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친구들끼리 가볍게 술 한잔을 즐기는 펍(pub)이 되기도 하고, 비즈니스 회의나 토론회가 열리는 공론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출산을 하는 분만실이나 아이를 맡기는 탁아소 역할도 한다고 한다.
사우나 안에서 사회적 지위나 재산, 배경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두 벌거벗은 몸을 드러내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소통한다.
“좌익도 있고, 우익도 있죠. 건축가도 있고, 예술가도 있구요. 그렇게 다들 거기 앉아서 말을 하고 술을 마십니다. 물론 분위기가 과열될 때도 간혹 있지만…”(사우나 관리인, 가디언紙)
사우나에는 영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사우나의 본질은 열(핀란드어로 Löyly)이며, 그 열기 속에서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강렬한 포옹을 하는 것 같다고 비유한다. 이 ‘포옹’을 통해 핀란드인들은 사우나에서 영혼의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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