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드러낸 세대교체 한국야구
김은진 기자 2024. 11. 19. 05:38
‘조별리그 탈락’으로 끝난 세번째 프리미어12
한국야구가 제3회 프리미어12 결승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015년 초대 대회 우승, 201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야구는 4강에도 못 오르고 또 한 번 국제대회에서 변방으로 물러났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젊은 야구 대표팀은 처음으로 ‘실패’를 안았다.
현재의 야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과 지난해 WBC를 거치면서 추락했던 한국 야구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었다. 야구 대표팀은 다시 전임 감독제를 택했고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젊은 선수들로 물갈이를 했다. 그렇게 나간 첫 대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시즌 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하면서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세대를 바꿔가는 듯 보였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젊은 선수들의 인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은 올해 최초로 1000만 관중 흥행 돌풍으로 이어진 동력이 됐다.
그러나 ‘류중일호’의 세번째 무대, 프리미어12에서는 우승후보 일본은 물론, 결승라운드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한다던 대만에도 잡히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그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졌음을 올림픽과 WBC에 이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류중일호’가 지난해 치른 두 대회와 이번 대회의 차이는 선수들의 이탈이다. 원태인·구자욱·김영웅(이상 삼성) 문동주·노시환(이상 한화) 손주영(LG) 등이 부상으로, 강백호(KT) 김혜성(키움) 박세웅(롯데)이 기초군사훈련으로 대표팀에 함께 하지 못했다. 원태인과 문동주는 지난해 대표팀에서 선발 원투펀치로 뛰었고, 노시환과 강백호는 중심타선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선발투수와 4번 타자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던 이유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경기도 선발 투수를 5회까지 두지 못했다. 쿠바전에서 4이닝을 던진 곽빈이 가장 오래 던졌다. 매끄럽지 못한 마운드 운용도 지적받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표팀의 틀이 전혀 잡혀있지 않은 결과다.
한국 야구는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양현종과 함께 하지 못한 이래 선발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앞선 2개 대회에 있던 선발 투수 두어명이 빠지자 젊은 대표팀 마운드는 와르르 무너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영광의 시대를 시작한 이후에도 한국 야구는 국제대회마다 부상과 메이저리거들의 출전 여부로 엔트리 구성에 크고 작은 소란을 겪었다. ‘드림팀’이라 불릴 정도로 최고의 팀을 꾸린 적도 있지만 ‘해외파’들을 목 빼고 기다리다 국내파끼리 나간 적도 있다. 국내 선수 중 일부가 부상으로 못 나가더라도 대표팀은 무너지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에이스나 4번 타자 걱정을 했던 적은 없던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 후 3년이 지나도록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지금 젊은 대표팀에는 20대 초·중반의 들쑥날쑥한 성장기에 소속 팀에서도 자리를 찾아가기 바쁘고, 과거 선배들처럼 국가대표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보다는 설렘이 큰 선수들이 많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젊은 대표팀의 세번째 대회, 프리미어 12를 통해 한국 야구는 세대교체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한참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만과 일본이 힘 빼고 나서는 아시안게임과 나이 제한을 두는 APBC와 달리, 세계 야구 속에서 싸우자 힘의 차이를 확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이번 대표팀이 최약체라서가 아니라 한국 야구가 지금 최약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젊은 류중일호’ 세번째 대회
항저우 AG·APBC와 달리
체급 떼고 ‘세계 야구’ 맞불
류현진급 에이스 부재에
믿고 맡길 중심타선 실종
슈퍼R 진출 애초부터 무리
한국야구가 제3회 프리미어12 결승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015년 초대 대회 우승, 201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야구는 4강에도 못 오르고 또 한 번 국제대회에서 변방으로 물러났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젊은 야구 대표팀은 처음으로 ‘실패’를 안았다.
현재의 야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과 지난해 WBC를 거치면서 추락했던 한국 야구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었다. 야구 대표팀은 다시 전임 감독제를 택했고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젊은 선수들로 물갈이를 했다. 그렇게 나간 첫 대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시즌 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하면서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세대를 바꿔가는 듯 보였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젊은 선수들의 인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은 올해 최초로 1000만 관중 흥행 돌풍으로 이어진 동력이 됐다.
그러나 ‘류중일호’의 세번째 무대, 프리미어12에서는 우승후보 일본은 물론, 결승라운드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한다던 대만에도 잡히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그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졌음을 올림픽과 WBC에 이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류중일호’가 지난해 치른 두 대회와 이번 대회의 차이는 선수들의 이탈이다. 원태인·구자욱·김영웅(이상 삼성) 문동주·노시환(이상 한화) 손주영(LG) 등이 부상으로, 강백호(KT) 김혜성(키움) 박세웅(롯데)이 기초군사훈련으로 대표팀에 함께 하지 못했다. 원태인과 문동주는 지난해 대표팀에서 선발 원투펀치로 뛰었고, 노시환과 강백호는 중심타선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선발투수와 4번 타자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던 이유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경기도 선발 투수를 5회까지 두지 못했다. 쿠바전에서 4이닝을 던진 곽빈이 가장 오래 던졌다. 매끄럽지 못한 마운드 운용도 지적받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표팀의 틀이 전혀 잡혀있지 않은 결과다.
한국 야구는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양현종과 함께 하지 못한 이래 선발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앞선 2개 대회에 있던 선발 투수 두어명이 빠지자 젊은 대표팀 마운드는 와르르 무너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영광의 시대를 시작한 이후에도 한국 야구는 국제대회마다 부상과 메이저리거들의 출전 여부로 엔트리 구성에 크고 작은 소란을 겪었다. ‘드림팀’이라 불릴 정도로 최고의 팀을 꾸린 적도 있지만 ‘해외파’들을 목 빼고 기다리다 국내파끼리 나간 적도 있다. 국내 선수 중 일부가 부상으로 못 나가더라도 대표팀은 무너지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에이스나 4번 타자 걱정을 했던 적은 없던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 후 3년이 지나도록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지금 젊은 대표팀에는 20대 초·중반의 들쑥날쑥한 성장기에 소속 팀에서도 자리를 찾아가기 바쁘고, 과거 선배들처럼 국가대표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보다는 설렘이 큰 선수들이 많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젊은 대표팀의 세번째 대회, 프리미어 12를 통해 한국 야구는 세대교체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한참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만과 일본이 힘 빼고 나서는 아시안게임과 나이 제한을 두는 APBC와 달리, 세계 야구 속에서 싸우자 힘의 차이를 확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이번 대표팀이 최약체라서가 아니라 한국 야구가 지금 최약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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