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에 등장한 오케스트라… 문화예술로 돌아본 넥슨의 30년

양진원 기자 2024. 11. 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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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온 더 라인' 상영회, 넥슨 발자취 '한눈에'… "한국의 디즈니다웠다"
안두현 지휘자가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 지스타 넥슨 부스에서 '넥슨 30주년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지스타 메인스폰서 '넥슨'이 게임축제 '지스타 2024'(지스타)를 문화축제로 뒤바꿔놓았다. 자사 30주년을 맞아 공들여 제작한 영화부터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선보이며 지스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300부스를 꾸리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는 동시에 지난 30년의 여정을 문화예술로 표현해내 눈길을 끌었다.

넥슨은 자사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지난 16일 지스타 자사 부스에서 '넥슨 30주년 오케스트라' 공연을 열었다. 예술의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 등에서 100회 이상 무대에 선 67인의 연주자들이 안두현 지휘자의 손짓으로 하나가 돼 넥슨 대표 게임들의 유명 배경음악을 클래식으로 녹여냈다.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던전앤파이터 ▲테일즈위버 ▲블루 아카이브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한 핵심 IP를 바탕으로 총 17곡의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졌다.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선율에 관객들은 숨죽여 지켜보다가 공연이 끝난 후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음악회에 참여한 게이머 A씨는 "기계음으로만 듣던 BGM(배경음악)을 이렇게 클래식으로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며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다음에도 이러한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두현 지휘자는 게이머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 곡 연주 전 관객들을 향해 돌아선 뒤 "넥슨 30주년을 기념해서 너무 영광이다"며 "여러분 덕에 넥슨이 여기까지 왔고 걸어온 여정과 멋진 미래를 축하하고자 한다"고 했다.

지스타에서 생소했던 오케스트라 무대가 넥슨의 아이디어 덕에 탄생했다는 평가다. 넥슨 관계자는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사랑해준 유저들에게 게임 외적인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며 "인기 IP에 대한 추억을 클래식 선율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음악회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로도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넥슨재단은 지난 14일 공들여 제작한 다큐멘터리 '온 더 라인'(ON THE LINE)을 부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선보였다.

총 3부작 다큐멘터리 가운데 2부인 온 더 라인은 바람의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큐플레이, 메이플스토리 등 2000년대 획을 그은 게임들의 탄생 비화들을 소개하면서 국내 게임 선구자인 넥슨의 수많은 고민들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로 본 넥슨의 30년… 종합 콘텐츠사로서 면모 입증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오른쪽)과 박윤진 사이드미러 감독이 지난 14일 부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넥슨재단 제작 다큐멘터리 '온 더 라인' 사전 상영회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가졌다. /사진=넥슨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한국 게임 산업을 일궈온 사람들의 발자취와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고 이러한 기록들이 역사가 되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1부에서 창업주 얘기가 있었는데 실제 본인이 나오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며 세상을 떠난 김정주 창업주에 대한 그리움도 드러냈다.

게임만으로 느낄 수 없었던 넥슨의 노력들을 영상으로 보다 쉽게 알았다는 평가다. 상영회에 참가한 B씨는 "긴 상영시간이었지만 학창시절을 함께한 넥슨의 IP를 다시 회상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도 알게 되면서 추억이 더욱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문화 콘텐츠만 아니라 게임사로서도 역량을 입증했다.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300부스를 마련했는데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IP) 기반 역할수행게임(RPG)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액션 RPG '프로젝트 오버킬'을 소개하며 많은 게이머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환세취호전' IP 기반의 캐주얼 RPG '환세취호전 온라인'과 MOBA 배틀로얄 '슈퍼바이브'도 기대감을 높였다. 부스에 마련된 500여개의 시연기기가 빌 틈이 없었다.

대기 소요 시간이 3시간에 육박했고 넥슨 부스는 행사 기간 내내 장사진을 이뤘다. 비상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기 시간을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입장을 통제할 정도였다.

넥슨의 이러한 시도는 김정주 창업주의 바람에서 비롯됐다. 김 창업주는 2015년 자서전 '플레이'에서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내는 콘텐츠들을 갖춘 디즈니가 부럽다"고 말하는 등 한국의 디즈니를 꿈꿨다.

지난해 국내에서 메이플스토리, 테일즈 위버, 던전앤파이터는 물론 2021년 선보인 '블루 아카이브'까지 OST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해 4월 개봉한 영화 '리바운드'에 제작 투자사로 참여했으며 어벤저스', '캡틴 아메리카' 등을 연출한 앤소니·조 루소 형제가 소유한 독립 영화사 'AGBO'의 1대 주주다.

이번 지스타는 넥슨에겐 게임대상 수상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굴하지 않고 한국의 디즈니로서 종합 콘텐츠사의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전부터 종합 콘텐츠사를 꿈꾸던 자신들의 역량을 그대로 입증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게임과 콘텐츠의 접목을 통해 지스타의 새로운 발견을 이끈 한편 한국의 디즈니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말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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