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집으면 Goal Goal…족집게 ‘홍병술’

황민국 기자 2024. 11. 1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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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오현규와 배준호(오른쪽) I 연합뉴스


2026 월드컵 3차예선 ‘무패 질주’
비결은 홍명보 ‘교체카드’ 적중률
주민규·오현규·배준호 발서 4골
한박자 빠른 교체+경쟁구도 주효
리턴매치 팔레스타인전 V 기대


첫 출항이 매끄럽지 않았던 홍명보호가 북중미를 향해 순항할 수 있는 비결엔 신들린 듯한 ‘교체’가 숨어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꺼내는 교체 카드가 적중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무패(4승1무·승점 13)를 질주하고 있다. 유일하게 승리가 없었던 팔레스타인전을 빼면 모든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골 맛을 보면서 B조 선두를 달리는데 힘을 보탰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5)의 용병술은 실적으로 증명된다. 한국이 3차예선 5경기에서 쏘아올린 골 폭죽은 11골. 이 중 4골이 홍 감독이 교체로 투입한 선수들의 발에서 나왔다. 교체 선수의 득점 비중이 36%에 달한다. 4년 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55) 시절 총 13골(10경기) 중 벤치 득점이 3골(권창훈 2골, 정우영 1골·23%)에 그쳤던 것과 비교된다.

홍 감독의 용병술은 고비 때마다 빛났다. 꼭 승리가 필요했던 지난 9월 오만과 원정 2차전에서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후반 44분 주민규(34·울산)가 교체 투입돼 종료 직전 3-1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넣은 게 시작이었다.



10월 요르단 원정 3차전에선 후반 6분 투입된 오현규(23·헹크)와 배준호(21·스토크시티)가 2-0 승리를 결정짓는 추가골을 합작했다. 안방으로 이라크를 불러들인 4차전 역시 오현규가 후반 14분 투입돼 1-1로 맞선 후반 29분 2-1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골을 책임졌다. 지난 14일 쿠웨이트 원정 5차전은 배준호가 2-1로 쫓기던 후반 19분 부상에서 박 회복해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손흥민(32·토트넘)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지 10분 만에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넣었다.

홍 감독의 용병술이 주목받는 것은 아시아 무대의 실력차가 예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럽파들이 즐비한 한국이 아시아 최강 전력을 구축한 것은 분명하지만, 상대가 예측과 다른 전술로 나설 때는 고전하는 경기가 자주 나왔다. 유일한 오점이라고 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전이 대표적이다. 상대가 극단적인 수비과 압박을 무기로 내세웠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지 못하면서 0-0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맞이했다.

홍 감독은 19일 요르단 암만으로 무대를 옮겨 치르는 팔레스타인과 원정 6차전에선 다른 결과를 다짐하고 있다. 상대가 공간을 내주지 않을 때 풀어갈 수 있는 카드를 포지션마다 집중 발굴했다. 홍 감독이 반전의 ‘조커’로 애용하는 공격수 오현규가 과감한 침투와 슈팅이 강점이라면, 측면 날개 배준호는 매끄러운 드리블과 볼 운반 능력이 돋보인다. 11월 소집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바로 데뷔전을 치른 미드필더 이현주(21·하노버)도 상대가 내려설 때 최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이다.

홍 감독이 다듬고 있는 벤치의 힘이 주전 경쟁을 자극하는 것도 반갑다. “대표팀의 선발 출전이 고착화되면 안 된다. 새로운 선수가 들어와서 잘하면, 기존 선수는 언제든 벤치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홍 감독의 발언이 교체 적중과 맞물려 힘이 실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전을 넘어 북중미 월드컵 본선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신호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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