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논술고사 재시험 요구 봇물…시간·공간·공정성상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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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문제 유출' 사태가 발생한 연세대의 논술 합격자 발표를 중지한 가운데 논술고사 '재시험' 여부가 입시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다만 결정 권한을 가진 연세대는 재시험은 불가능하다며 못을 박았다.
만약 연세대가 재시험을 치를 경우 이 시간까지 △재시험 출제 △시험 장소 섭외 △감독관 확보 △답안지 채점을 모두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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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열 전원 정시 이월 불공정…관건은 법원 판결 날짜
(서울=뉴스1) 장성희 권형진 기자 = 법원이 '문제 유출' 사태가 발생한 연세대의 논술 합격자 발표를 중지한 가운데 논술고사 '재시험' 여부가 입시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과 교수노조(교수연대) 등도 재시험을 촉구했다.
다만 결정 권한을 가진 연세대는 재시험은 불가능하다며 못을 박았다. 이에 따라 발생할 연쇄적인 입시 혼란을 고려할 때 재시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이날 오후 2025학년도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 정지에 불복해 연세대가 낸 이의신청 심문기일을 연다.
앞서 지난달 12일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시험 고사장 중 1곳에서 문제지가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배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학생들이 재시험을 요구하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15일 이를 받아들였다. 연세대는 즉각 이의신청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문에 따르면 연세대는 재판부에 "합격권에 들었던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연세대 신입생 모집절차 중단뿐 아니라 타 대학의 수시·정시모집 인원이 유동적인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재시험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재시험, 시간·공간·공정성 측면서 불가능
입시계에서도 재시험이 물리적으로 어렵고, 공정성 차원에서도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먼저 재시험을 치르고 합격자를 발표하기에 시간이 촉박하다. 수시 추가 합격 기간은 다음 달 26일까지다. 만약 연세대가 재시험을 치를 경우 이 시간까지 △재시험 출제 △시험 장소 섭외 △감독관 확보 △답안지 채점을 모두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타 대학의 수시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연세대가 재시험 날짜를 잡기 어렵다. 연세대는 다음 달 16~22일 기말고사 기간에 들어간다. 학교 시험장 확보에 더욱 제한이 생기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학별로 논술·면접이 11월 말까지 세세하게 짜여 있어 연세대가 이달 내로 날짜를 잡는 건 쉽지 않다"며 "12월 전체적인 수시·정시 일정이 밀리지 않는 이상 (재시험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공정성 문제도 따라온다. 시험을 잘 치른 학생들에게 재시험이 불공정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 대표는 "연세대의 불공정성으로 불합격했다며 소송에 가담하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등록 인원 한해 정시 이월해야…관건은 판결 날짜
재시험을 치르지 않을 경우 기존 합격자를 그대로 발표하고 미등록 인원을 정시로 넘기는 방안과 자연계열 논술인원 261명을 모두 정시로 이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261명을 모두 이월하는 것은 또 다른 불공정 문제를 양산할 수 있어 가능성이 작다는 게 입시계의 판단이다.
특히 연세대는 올해 논술고사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논술에 '올인'하는 수험생들이 시험에 대거 참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수시 모집 인원이 정시로 옮겨갈 경우 해당 학생들은 억울하게 수시 모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6번의 기회 중 1번을 잃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재시험 없이 미등록 인원만 정시로 이월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다. 다만 법원의 본안 판결이 마지막 관건이다. 법원이 수시 추가 합격 기간까지 판결을 마치면 연세대가 계획대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간을 넘기게 되면 연세대를 넘어 타 대학까지도 연쇄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시간이 지나면 피해가 커질 수 있어 교육부가 더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7일 "연세대 측과 계속 논의하면서 각각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와 대책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계속 논의해가겠다"고 설명했다.
grow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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