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후 요요현상, 세포의 ‘비만 기억’이 원인

홍아름 기자 2024. 11. 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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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체중을 감량했다가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을 겪기 일쑤다.

과학자들이 세포에 남는 비만에 대한 기억이 요요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비만 상태에서 일어난 세포 변화가 체중 감량 후에도 남아있어 요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아 1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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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와 인간 실험으로 비만 전후 세포 변화 알아내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비만 상태에서의 세포 변화가 체중 감량 후에도 남아있어 요요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게티이미지뱅크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체중을 감량했다가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을 겪기 일쑤다. 과학자들이 세포에 남는 비만에 대한 기억이 요요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비만 상태에서 일어난 세포 변화가 체중 감량 후에도 남아있어 요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아 19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외형뿐 아니라 2형 당뇨병이나 지방간 질환과 같은 이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체중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식단과 생활 습관을 바꿔 살을 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요요 현상이 나타난다. 이번 연구진은 요요 현상의 원인이 단순히 식욕을 참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유전정보의 영향일 수 있다고 밝혔다.

취리히 연방공대 연구진은 인간과 쥐의 지방 조직에서 비만이 유발하는 유전자 전사나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분석해 요요 현상의 원인을 찾았다. 전사는 디옥시리보핵산(DNA)에 있는 유전정보를 리보핵산(RNA)으로 옮기는 과정이고, 후성유전은 선천적인 유전자의 염기서열에 변화가 없어도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유전자 발현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이 마른 쥐, 비만 쥐, 이전에 비만이었다가 체중을 감량한 쥐의 RNA를 비교했더니 체중 감량 후에도 비만일 때 생긴 변화가 남아있었다. 즉 원래 DNA의 유전자는 변화가 없어도 전사를 거친 RNA는 달랐다는 말이다. 특히 지방산을 합성하거나 지방 세포를 형성하는 기능이 크게 달라질 정도의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관찰됐다. 이러한 ‘비만 기억’을 가진 생쥐는 체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인간을 대상으로도 실험을 진행했다. 비만이 없는 18명의 지방 세포 RNA 염기서열을 비만이 있는 20명과 비교한 결과, 비만을 경험한 세포는 체중 감량 후에도 특정 유전자 발현 패턴을 유지했다. 이는 비만 기억이 생쥐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포함해 모든 동물에 생물학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지방 세포에서 관찰된 전사적 또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다이어트 이후에도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지방 세포뿐 아니라 다른 세포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추후 연구를 통해 장기적인 체중 관리 해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과학자들은 장내 세균이 가진 비만 기억도 요요 현상을 유발한다고 제시했다. 앞서 2016년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연구진은 네이처지에 요요 현상의 원인이 장내 세균이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고열량 먹이를 통해 체중을 늘린 후 다이어트를 시키고, 다시 고열량 식단을 제공하는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다이어트와 체중 증가가 반복될수록 체중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요요 현상이 관찰됐다.

이후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 세균을 제거하자 요요 현상이 사라졌다. 비만했던 쥐의 장내 세균을 다른 쥐에 주입하면 다른 쥐보다 체중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당시 연구를 이끈 에란 엘리나브 연구원은 “비만한 쥐의 장내 세균은 비만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체중 증가를 가속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8165-7

Nature(2016), DOI: https://doi.org/10.1038/nature2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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