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꼴찌, 올해 6연승 선두 질주… 女프로농구 부산 BNK 돌풍

양승수 기자 2024. 11. 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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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시즌 새로 영입된 BNK 박혜진(앞줄 왼쪽), 김소니아와 박정은(가운데) 감독이 나란히 섰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BNK는 개막 후 6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뉴스1

여자프로농구(WKBL) 2024~2025 시즌 초반, 부산 BNK 썸이 무서운 기세로 리그 판도를 흔들고 있다. BNK는 지난 16일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 리그 2라운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경기에서 46대38로 이겨 개막 6연승을 달렸다. 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 단독 선두 자리도 확고히 했다.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6승(24패)만 거두며 최하위에 머물렀던 BNK가 이번 시즌엔 개막 6경기 만에 6승을 달성했다.

◇단단한 영입으로 팀 체질 개선

BNK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 전력 보강에 나섰다. 리그 최고 가드로 꼽히는 우리은행 박혜진(34), 다재다능한 포워드 신한은행 김소니아(31)를 데려왔다. 박혜진은 우리은행에서 16시즌을 뛰며 통합 우승 7회,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 선수(MVP) 3회를 이룩한 베테랑. 지난 4월 BNK와 연봉 2억7000만원, 수당 5000만원 등 총액 3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리그 선수 연봉 6위에 해당한다. 이번 시즌 주장까지 맡은 박혜진은 경기당 평균 득점 12.33점(리그 8위), 도움 3.5개(7위), 리바운드 8.67개(4위)를 기록하면서 팀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김소니아는 연봉 3억원(전체 3위), 수당 1억원 등 총액 4억원에 계약했다. 이번 시즌에는 12.3점 8.8리바운드로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팀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새로 들어온 일본 출신 아시아 쿼터 선수 이이지마 사키(32)도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선수들 성장도 촉매제로 작용한다. 주전 포인트 가드 안혜지(27)는 어시스트에 주력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득점력을 향상시키며 공격의 주축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경기당 14.5점으로 리그 득점 4위. 3점슛은 15개로 공동 1위다. 2022~2023시즌 3점슛 성공률이 17.8%에 그친 대신 어시스트가 9개였던 그가 지난 시즌엔 어시스트 7.7개에 3점슛 성공률 26.9%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더니 이번 시즌엔 어시스트는 4.8개 3점슛 성공률은 32.6%로 공격력이 향상된 모양새다. 박혜진과 김소니아가 들어오면서 공간이 열리고 수비 간섭을 전보다 덜 받는 덕에 득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시즌 전 (안혜지) 슈팅 폼을 단순화시키는 데 주력했다”면서 “슈팅을 주저하면 교체하겠다는 식으로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소희(24)도 지난 11일 하나은행전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22점, 16일 신한은행전에선 13점을 올리며 공격력이 틀을 갖춰가는 분위기다.

BNK는 현재 리그 최다 득점(평균 65.5점), 최다 리바운드(평균 40.2개), 최다 팀 어시스트(평균 17.3개)와 최소 실점(평균 52.3점)을 기록하며 공수 균형이 어느 팀보다 잘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혜 KBSN 해설위원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균형 잡힌 득점 분포와 팀워크가 강점”이라면서 “김소니아, 박혜진 같은 베테랑 선수들 경험과 이소희, 안혜지의 젊은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 팀 수비가 특정 선수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효과를 낳으면서 BNK 공격 효율성이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구 조화에 다른 팀 약화도 영향

리그 내 다른 팀들 전력이 약화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존 강팀인 아산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최이샘이 이적하고, 청주 KB 스타즈는 리그 MVP 박지수가 해외(튀르키예)에 진출하면서 전력이 약화됐다. 반면 BNK는 팀워크와 선수들 성장, 그리고 균형 잡힌 팀 플레이가 동시에 어우러지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이번 시즌 선수들 평균 연령이 23.6세인 BNK는 리그 전체 6팀 중 평균 23.2세 하나은행에 이어 둘째로 어리다. 박정은 감독은 “박혜진, 김소니아가 오면서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어린 선수가 많았는데 박혜진 같은 좋은 리더 격 선수가 오면서 위기에서 힘을 내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이 생겼다”며 “비(非)시즌 때 많은 변화를 겪어 새로운 스타일 플레이를 많이 준비했고, 선수들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경기씩 집중해 이겨보자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기분 좋은 전승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BNK는 오는 21일 홈에서 아산 우리은행과 맞붙으며 팀 최다 연승이자 개막 7연승에 도전한다. 여자프로농구 통산 13회(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우승 멤버 4명이 떠나면서 이전만 전력이 못하다는 분석이지만 위성우 감독 용병술 아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리그 2위다. 여전히 강력한 수비력과 공격력을 보여주는 연봉 1위 김단비(34)가 노장 찬가를 부르고 있다.

박 감독은 “부족한 부분을 복기해서 남은 경기도 한 경기씩 차분하게 준비하겠다. 연승 부담감을 즐길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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