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청설'로 넓힌 세상[TF인터뷰]
청각장애인 수영선수 가을 役 맡아 스크린 데뷔
"수어와 수영이라는 큰 자산 얻어…다양한 모습 보여주고파"
김민주는 지난 6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첫 영화라 너무 떨리면서도 설레요"라고 스크린 데뷔를 앞둔 소감을 전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김민주는 '청설'과 만나게 된 과정을 떠올렸다. 처음부터 가을이라는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다는 그는 "유튜브를 통해 관련 인터뷰를 찾아보고 수어도 연습해서 갔어요"라며 "이 작품을 정말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라고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던 부분을 밝혔다.
평소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원작도 예전에 봤었다는 김민주는 리메이크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에 부담감은 없었다고. 이는 원작과 한국판 '청설'의 매력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원작이 사랑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저희는 각 캐릭터의 고민과 삶이 잘 녹아있었어요"라며 "감독님께서도 있는 그대로의 연기를 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원작의 어떤 부분을 가져온다기보다 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이려고 했죠"라고 설명했다.
극 중 가을은 꿈을 좇아 달리는 열정 넘치는 인물이자 물속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느끼는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로, 비장애인과 시합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이를 연기한 김민주는 촬영에 돌입하기 두 달 반 전부터 홍경, 노윤서와 함께 수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또래인 세 사람은 내향적인 성향부터 관심사와 고민하는 지점까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서서히 서로를 향한 마음의 문을 열었고, 실제 '케미'가 작품에 녹아들었다.
원래 물과 친하지 않았던 김민주는 수어와 비슷하게 촬영 시작하기 두 달 반 전부터 수영도 시작했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수영장을 갈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불태운 그는 "물에 뜨는 걸 무서워했는데 몸에 익으니까 익숙해졌어요.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팔의 모양을 비슷하게 하려고 했죠"라며 "수어와 수영 둘 다 몸으로 익히는 느낌이었어요. 수어는 언니, 오빠랑 해서 덜 외로웠는데 수영은 혼자 물에 떠 있어야 하니까 힘들기도 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수영과 수어는 김민주에게 큰 자산이 됐다. 특히 수영 실력이 늘면 늘수록 가을과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이에 그는 "수어와 수영을 배우면서 제 세상도 넓어졌어요. 뿌듯하고 감사해요"라며 "'청설'은 제20대의 시작 같은 작품이에요. 되돌아봤을 때 시작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2018년 MBC '위대한 유혹자'로 데뷔한 김민주는 그해 방송된 Mnet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서 최종 11위를 기록하며 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했다. '환상동화' 'Panorama(파노라마)'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들은 2021년을 끝으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저는 어릴 때부터 연기에 꿈이 있어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있었어요. '아이돌 출신 배우'에 관한 부담보다는 스크린 데뷔작이라서 느꼈던 부담감이 더 있었던 것 같아요. '내 걸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저에게는 집중할 게 따로 있었다고 생각해요."
스크린 데뷔작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김민주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첫발을 뗀 그는 내년 방송 예정인 MBC 새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로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청설'의 가을이와 또 다른 모습을 예고한 그는 "앞으로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에 가을이를 보면서 반성했어요. 꿈을 위해서 100% 모든 시간을 쏟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됐죠. 저도 꿈을 위해 20대를 쓰고 싶어요. 배우들은 작품을 통해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상상 이상의 분석을 해야된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책임감을 갖고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저는 평소에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이런 걸 안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작은 것들이라도 시간을 통해 좋은 결과와 해답을 찾으려고 해요."
끝으로 김민주는 "극장에서 따뜻한 영화를 본 게 오랜만인 것 같아요. 관객들도 이 따뜻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음성 대사가 없는 대신 눈빛과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또 영화에 담긴 음악도 굉장히 좋거든요. 그런 부분도 집중해서 봐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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