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가리스 마시면 코로나19 치료? 허위광고한 남양유업의 최후

금준경 기자 2024. 11. 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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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및 언론 자료배포로 과장된 연구결과 확산시켜…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광고하지 않았고, 언론이 검증 안 해" 주장에 재판부 "언론 이용해 보도하게 해"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남양유업 불가리스. ⓒ 연합뉴스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허위정보를 퍼뜨린 남양유업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하고 언론에 자료를 배포한 것이 허위광고라는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지난 7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광범 전 남양유업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 4명에게 총 6000만 원을, 남양유업에 벌금 5000만 원을 벌금으로 내라고 선고했다.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임원은 2021년 4월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효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단순 세포실험으로 공신력을 갖기 어려웠지만 남양유업은 해당 발표내용을 자료로 제공해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언론보도 직후 남양유업 주가가 8% 이상 급등하고 일부 매장에선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심포지엄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불가리스가 마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신체의 위험을 받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해 죄책이 중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한 “언론이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며 이를 기사화한 언론 탓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도 실추시켰다”고 했다.

피고측은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언론에 자료를 배포한 것은 '광고'가 아니기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자들이 알아서 판단해 보도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안내문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했다면 피고인들이 광고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주장에 재판부는 “언론사를 이용해 항바이러스 관련 기사를 보도하게 했다”고 반박했다.

남양유업은 1심 선고를 수용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2일 입장을 내고 “당시 물의를 일으킨 전 회장 및 주요 임직원은 이미 회사를 떠났다. 이 사건으로 인해 실망과 불신을 느끼셨을 소비자 여러분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남양유업의 자료를 검증 없이 받아쓴 언론사들은 자율규제 제재 조치를 받았다. 2021년 5월 신문·뉴스통신사 자율규제기구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첫 보도를 한 뉴시스에 '주의'를 결정했다. 신문윤리위는 “문제가 있는 내용을 가장 먼저 보도해 파문을 확산시켰고,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2021년 4월 인터넷신문 자율규제기구인 인터넷신문위원회(현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기사심의분과위원회는 인터넷신문 18곳에 '주의'를 결정했다. 기사심의분과위는 “남양유업 측의 주장을 검증 없이 그대로 전달해 마치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가 오해하게 했다”며 “감염병보도준칙을 어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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