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아 놀이터 기구서 떨어져 부상, 법원 “보육교사 자격 3개월 정지는 정당”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가 놀 때 사고가 나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 2m 높이 놀이기구에서 놀던 5세 아이가 떨어져 다친 것을 이유로 교사가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 정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서울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가 낸 자격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금천구의 손을 들었다.

A씨는 2022년 2월 금천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 담임교사로 일하고 있었다. 당시 A씨의 지도하에 놀이터에서 놀던 원생 중 5세 아이가 ‘매달려 건너기’ 놀이기구에서 떨어졌다. 높이는 2m 정도다.

아이는 아래팔에서 엄지손가락 쪽에 있는 뼈(노뼈)와 아래팔에서 새끼손가락 쪽 뼈(자뼈)가 부러졌다. 병원은 12주간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금천구청은 9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보호를 게을리해서 영유아에게 생명·신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며 A씨의 보육교사 자격을 3개월 정지했다.

A씨는 그네를 타다가 미끄러진 다른 원생을 살피고 있어서 다친 아이를 못 봤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혼자 이용하지 않도록 지도했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중대한 과실’로 아이가 다친 것이 맞다고 봤다. 재판부는 “영유아는 성인보다 주의가 부족하고 호기심이 강해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다”며 “보호자의 위탁을 받은 보육교사인 원고가 영유아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험을 ‘미리 알리지 않은 것’도 문제로 봤다. 놀이기구 안내표지판에는 이용 연령이 6~12세로 표시돼 있었다. 별도 안전장치도 없었다. 5세 아이가 추락해 큰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에도 방치했다는 취지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