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윤 대통령, 의대 증원 책임자 문책해야”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적”
‘증원 백지화’ 입장 계속 고수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 후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의대 증원을 결정한 책임자를 윤석열 대통령이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1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이 이날 공개한 15명의 비대위원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추천 위원 3명, 의대생 단체 추천 3명이 포함됐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익명으로 참여한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사진)은 회견문에서 “정부의 모습을 보면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하기 어렵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주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해 의협과 협의했다고 보고한 관계자’ ‘2000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보고한 관계자’ ‘사직서수리금지 등 행정명령을 내린 관계자’를 찾아 책임을 물어달라고 했다.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을 볼 때 어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최근 정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칭)를 구성해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는 중과실 위주로 기소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불공정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보건복지부가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하고 잘못된 진단과 잘못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내놓자 전공의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미 상당히 늦어 (의·정이) 합의를 하든 안 하든 의대 교육은 파행으로 돌아갈 것이고 1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입학을 정지시키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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