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에 공격 미사일 허용…러 영토·파병 북한군 타격 가능

김유진 기자 2024. 11. 1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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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바이든, 사용 제한 해제”
트럼프 취임 전 ‘협상 우위’ 의도
러 “3차 대전 시작 발걸음” 경고
우크라 전쟁 1000일…더 이상 죽이지 말라 이탈리아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17일(현지시간) 로마의 러시아 대사관 근처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19일)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영토 내부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는 조치로, 장거리 미사일이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도 쓰일 수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금지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급격한 정책 전환에 나선 것은 북한군의 추가 파병을 막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전개될 수 있는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에 달해 러시아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미국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가 방어 목적으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을 러시아군에 사용하는 것은 허용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확전 우려를 이유로 들며 에이태큼스 사용엔 제한을 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 서방이 참전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해왔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NYT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투에 투입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미 당국은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가 우크라이나 전황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결정으로 인한 잠재적 이점이 확전 위험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한 미국 관리는 “북한의 추가 파병을 억제하는 것도 목표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에이태큼스 사용 허가 보도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공격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미사일이 스스로 웅변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정치권은 미국 조치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이번 결정이 “3차 세계대전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며 러시아가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불길에 기름을 끼얹으며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은 미국이 분쟁 개입 측면에서 질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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