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물만 내려도 난리”…층간소음에 흉기 들고 윗집 향한 20대男

윗집 스토킹 혐의로 1심 유죄…항소심 재판 중 구속 송치

지난 11일 층간소음 갈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왼쪽은 윗집 주민이 지속적인 괴롭힘 피해를 주장하며 변기 물을 내려보는 모습. KBS 보도화면 갈무리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갈등을 빚던 이웃을 흉기로 위협하려던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특수협박 미수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8시쯤 윗집 주민이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집에 있던 흉기를 들고 올라가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윗집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윗집 여성은 청소기를 돌리다가 아랫집에서 ‘쿵쿵’하는 소음과 진동이 나자 불안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남성이 아파트에 뿌린 욕설 쪽지. KBS 보도화면 갈무리

 
A씨는 평소 층간소음 때문에 윗집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층간소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윗집 주민의 개인정보와 욕설을 적은 쪽지를 우편함 등에 뿌린 혐의(스토킹 처벌법 위반)로 지난 8월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항소심 재판 중에 흉기로 살해 협박을 시도해 다시 송치된 것이다. 체포된 당일 밤에도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난다며 A씨 가족이 윗집을 향해 고함을 쳤고 또다시 경찰이 출동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윗집 주민은 2년여 전 이 남성이 이사 온 뒤 작은 생활 소음에도 천장을 두드리거나 욕설하는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윗집 주민은 KBS에 “화장실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지난 2년간 싱크대에서 양치질했을 정도”라며 “그런데도 샤워할 때마다 아랫집으로부터 욕설을 들어야 했다. 변기 물만 내려도 난리다. 고등학생인 자녀들이 학업에 집중을 못 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