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는 팩트" "국정농단 취재 방해無"…KBS청문회 박장범 가시밭길
KBS 진미위 보고서 꺼낸 野 "정유라 입학특혜 보도 방해" 주장
與 "사회2부장 때 朴 징계대상 아녔다" 진미위 불법성도 강조
金여사 수수 명품에 "외국회사 조그마한 파우치" 해명도 홍역
박장범(사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와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보도 축소 의혹으로 연이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방송계가 연루된 정치공세를 이어갔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민주노총 언론노조 주도의 KBS가 채택한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 활동 보고서'를 근거로 "박 후보자는 이번 정권 때만 충실한 게 아니다"며 박근혜 정부 편향 의혹을 제기했다.
2016년 박 후보자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취재를 담당하던 사회2부 부장을 맡았을 때,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 관련 보도를 지연시켰단 주장이다. 이 의원은 "(당시) 박 부장은 자기가 취재를 막아놓고 나중에 '국장단 결정이 그렇게 됐다'고 진술했다가 나중에 경위서엔 '기자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낙종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데스크로서 부하 기자한테 할 짓이 아니다"며 "기자가 열심히 하는데 보도를 거의 못 하게 해서 취재 방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 측은 KBS 적폐청산 기구인 진미위를 출범시켜 19명에 징계 권고한 양승동 전 사장이 근로기준법 위반 처벌받은 점을 들어 "(2022년) 대법원이 '절차상 문제(취업규칙 무단 변경 등)가 있었다'며 진미위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고 맞섰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사회2부장(박 후보자)이 TF팀까지 구성했다면 당연히 징계를 내렸을텐데 후보자만 징계받지 않았다"고 짚었다. 박 후보자도 "정말로 공정방송을 훼손하는 행위를 했다면 저도 아마 징계 대상에 올라갔을 것"이라며 "(보도 전) 최소한 사실확인을 해야하고, 안 되는 경우 취재원과 최대한 접촉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며 취재 방해를 부인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월 KBS 앵커로서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 녹화방송에서 김 여사가 친야(親野)매체 '서울의소리'와 재미교포 최재영씨가 준비한 명품 가방을 받은 뒤 '몰카' 폭로된 사건 관련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이란 표현을 강조한 배경으로도 야당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파우치는 '아부'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고 추궁했다. 박 후보자는 "파우치는 '팩트'다. 상품명이다"며 "파우치라고 한 다음 영어를 풀어서 '조그마한 가방'이라고 했다. 사전에 나오는 표현"이라고 맞섰다. 정 의원은 '조그마한 파우치'로 돌려 말한 시청자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받은 가방과 색상만 다른 실물을 들어보이며 "거의 핸드백"이라며 "이걸 동전 지갑처럼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자는 여당 의원 질의에선 "해당 상품을 검색했고 공식 사이트에 '디올 파우치'라고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공영방송에선 '명품'이란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상휘 의원은 수긍하되 "너무 작게 포장하는 것 아닌가"라고 신중론을 취했다. 최수진 의원은 '공식 사이트 참조' 언급에 힘을 실으면서도 '대통령 인터뷰 중 정치적 입장 표명 의혹'으로 간접 질의했다.
박 후보자는 "프로그램 하나 했다고 KBS 사장 자리에 올 수 없다"며 이사회의 평가를 지명 근거로 삼았다. KBS 이사회는 지난달 하순 박 후보자를 최종 사장 후보로 결정해 대통령에 임명을 제청했다. 그는 KBS 각 기수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박장범 반대 기수' 릴레이 성명을 낸 데 대해선 "지적에 대해선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반성할 내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 후보자는 장남 위장전입, 범칙금 미납 등에 따른 재산압류, 스쿨존 과속 위반 전력 등 도덕성 의혹엔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잘못된 행동이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편 그는 1994년 KBS 공채 20기 기자로 입사해 런던 특파원과 사회2부장 등을 지냈고 심야토론·일요진단·뉴스9 등 주요 프로그램을 맡았다.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할 경우 KBS 최초로 9시 뉴스 앵커 출신 사장이 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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