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K] 음주 운전 ‘술 타기’…중형 선고 이유는?

[KBS 전주] [앵커]

이슈K 시간입니다.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던 가수 김호중 씨 술타기 사건에 이어 지난 6월 전주에서도 만취 포르쉐 사건, 이른바 '전주 술타기 사건'이 있었죠.

지난 주 1심 판결에서 중형이 선고된데 이어, 강력한 처벌을 골자로 하는 법적 근거까지 마련되면서 경각심이 강화됐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김현민 변호사와 알아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른 바 전주 만취 포르쉐 사건, 술에 취한 운전자가 과속 운전으로 2명의 사상자를 낸 뒤 음주 측정을 방해하기 위해 술을 더 마신 사건이죠.

먼저 어떤 내용인가요?

간단하게 설명해주신다면?

[답변]

음주운전을 한 사람이 사고를 낸 뒤 술을 추가로 더 마심으로써 수사기관에서 사고 당시의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을 말하는데 이른바 ‘술타기’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포르쉐 사건은 음주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사고 이후 경찰에게는 병원에서 채혈측정을 하겠다고 한 뒤 병원으로 이송된 뒤에 추가적으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측정된 음주수치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03%였지만 검찰은 운전자가 사고 뒤에 술을 마셨기에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0.036%의 면허정지 수치로 운전자를 기소했습니다.

[앵커]

최근 1심 법원은 이른 바 술타기 피의자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꽤 강한 처벌이 내려졌는데요,

어떤 근거로 해서 이런 처벌이 내려졌는지요?

[답변]

네 김호중씨는 징역 2년 6월의 실형, 포르쉐 운전자는 징역 6년의 실형과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김호중씨의 경우 음주수치를 확정하기 어려워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하지 못했고, 포르쉐 운전자의 경우에도 사고 이후에 추가로 술을 마심으로써 결국 실제 측정된 수치보다 낮은 수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건 모두 피해자들과 합의까지 이루어졌음에도 상당히 중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이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다던가 술타기 등을 하는 등의 사법방해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상당히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이 최근 위 두 사건을 포함해 이른바 음주운전 술타기에 대해 강력히 처벌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경찰의 미흡한 초동 조치였습니다.

운전자가 음주한 것을 알고도 경찰이 정작 음주 측정에 소홀했던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정작 해당 경찰은 경징계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거셌는데요.

상황이 어떻게 정리됐나요?

[답변]

사고 이후 경찰은 운전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고, 병원에도 함께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운전자에게 연락하여 운전자 거주지 인근에서 음주측정을 하였는데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흐른데다가 운전자가 추가로 술을 마시기도 하였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총 4명의 경찰관을 성실의무위반 혐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였고, 사고 현장에서의 부적절한 조치로 인해 사건이 확대된 점을 문제삼으며 팀장은 감봉 1개월, 팀원 3명에게는 불문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유족들은 경찰관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국민청원을 하였는데 경찰은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거나 재수사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가수 김호중씨로부터 비롯된 '술타기 수법'이 상습적으로 이뤄지자 국회에서 '김호중 방지법'을 발의했는데요,

개정안이 의결됐죠.

어떤 내용이죠?

[답변]

지난 11월 14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하였습니다.

가수 김호중씨를 포함한 음주운전 물타기 사건 등을 계기로 개정된 이 법안은 경찰의 음주 측정을 속일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는 등 방해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음주측정 방해자를 음주측정 거부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됩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시만 되면 음주운전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처벌이 강화됐는데도, 적발 건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답변]

경찰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음주운전 단속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거의 같은 수준인 약 13만건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건을 다루다보면 음주운전은 초범인 경우보다는 최소 1회 이상의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는 여전히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인데요.

음주운전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일본의 사례를 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상당히 높아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음주운전 적발시 차량제공자, 동승자, 주류제공자까지도 처벌을 하는 등 강력한 음주운전 규제를 하고 나서 음주운전 사망사 수가 10년 사이 1/5로 줄어든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강력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겠으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양형기준이 다소 조정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편집:최승리/글·구성: 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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