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의정협 평행선…전공의 나서 얽힌 실타래 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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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여야의정 협의체가 좀처럼 성과를 못내고 있다.
지난 11일 출범한 협의체는 그간 전체회의 2번, 소위원회 1번 등 세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대위원으로 참여시킨 새 집행부를 출범시켰다.
주요 의사단체가 보이콧하고 이를 핑계로 야당마저 불참한 상태에서 반쪽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리라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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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중심 현실적 논의 틀 만들어야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여야의정 협의체가 좀처럼 성과를 못내고 있다. 지난 11일 출범한 협의체는 그간 전체회의 2번, 소위원회 1번 등 세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와 ‘추가 양보는 없다’는 정부가 팽팽히 맞선다. 애초 연말 전 성과를 낸다는 목표였으나 지금으로선 요원하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대위원으로 참여시킨 새 집행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정부가 의대 증원 책임자를 문책하고, 추진 중인 각종 의료정책을 중지하지 않는 한 협의체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9개월째 이어지는 의료 대란이 여전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주요 의사단체가 보이콧하고 이를 핑계로 야당마저 불참한 상태에서 반쪽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리라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의료 대란 해결을 위해선 어떤 형태든 논의 기구 가동이 절실했던 만큼 결실 없이 헛도는 협의체에 실망감 또한 크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의료계 전반의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데다 이들마저 탈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의정’에서 ‘여정’만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의대교수 개업의 전공의 의대생들이 내놓은 여러 대화 전제 조건 중에서 사실상 핵심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다. 40개 대 3058명이던 모집정원은 2025학년도엔 1509명 늘어난 4567명이 됐다. 원래 2000명 증원하려던 계획에서 대학별 여건에 맞추느라 500명은 이미 줄어든 셈이다. 그런데도 이마저 원점으로 돌리라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대학별 수시 전형은 진행 중이고 수능 채점이 끝나는대로 정시 모집이 시작된다. 대학은 새 정원에 맞춰 학생을 선별하고, 학생은 그에 따라 입시 전략을 짰는데 이제 와서 백지화라니 어림 없는 일이다. 일각에서 수시 미충원과 예비합격자 축소 등 방식으로 증원 규모를 줄이자는 아이디어가 나온다지만, 의사들을 위해 이런 편법까지 동원해야 하는 이유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할지 의문이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협이라는 의료계 대표 단체에 공식 참여하게 된 건 환영할 일이다. 이로써 정부와 환자단체 등이 요구한 의료계 목소리 일원화는 어느 정도 이뤄진 셈이다. 정부는 그동안 병원 이탈 전공의 처벌 방침을 철회하고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는 등 상당 부분 원칙을 허물어가며 양보했다. 정원 조정과 관련해선 2026학년도 증원분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까지 물러선 마당이다. 의사 수입과 직결된 필수의료 수가 인상,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의료소송 우려 해소 등 여러 지원책과는 별개다. 환자를 정말 걱정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이 화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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