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세이] 순수과학과 AI의 만남은 미래를 밝히는 원동력
현대사회에서 과학과 기술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특히, 순수과학과 인공지능(AI)은 이제 서로를 지원하며 혁신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아이콘이 됐다.
인공지능은 순수과학의 연구 방법과 결과를 혁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복잡한 패턴을 인식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생물학에서는 인공지능이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한다. 신약 개발에서도 인공지능이 약물의 효과를 예측하고 실험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이용된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과학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실험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데 활용된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기여한 학자들이 수상한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 존 호필드 교수는 인공지능 모델의 기초를 마련한 뇌과학자로서 기계가 정보를 기억하고 처리하게 하는데 기여했다. 그의 연구는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기억하고 처리하는 기술로서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한 과학적 토대를 제공했다. 제프리 힌튼 교수 역시 노벨 물리학상 수상 대상자로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생성형 AI 시스템의 발전을 이끌었다. 노벨 화학상은 데이비드 베이커,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에게 수여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폴드(AlphaFold)’를 개발해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 구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했다. 이 기술은 컴퓨터를 이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을 통해 신약 개발과 생명공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이 AI 모델은 50년 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를 해결해 생물학 및 화학 연구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사실상 과학계의 노벨물리학상은 AI의 대부가 수상하며, 화학상은 AI가 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 신경세포체의 학습원리를 모방해 학습과 인지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퍼셉트론이다. 퍼셉트론이 두 개 이상이면 다층 퍼셉트론이라 하는데 이 다층 퍼셉트론에서 딥러닝이 이뤄진다. 인공지능인 딥러닝의 학습원리는 사람의 신경세포체의 학습원리를 모방해 만든 신경회로망의 숫자에서 패턴을 추출해 우리가 원하는 출력값을 제공한다.
패턴이란 반복되는 규칙과 특징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생활 패턴에서 고양이와 강아지의 특징을 추출해 이를 판별하는 기준을 제공한다. 이처럼 컴퓨터도 단순한 계산기에서 출발했지만 오늘날 인공지능 발전의 기반이 되었다. 이러한 발전을 이끈 핵심 요소는 세 가지 메타기술로 요약된다. 숫자를 저장하는 메모리 저장장치, 숫자를 계산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계산된 정보를 외부로 전달하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이 세 기술은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과거 3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퍼스널 컴퓨터 시대, 휴대폰 시대라고 한다면 이제는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 곧 PAIA(Personal AI Agent), 즉 인공지능 비서의 시대에서 PMA(Personal Multimodal AI)와 PAA(Personal Action AI) 즉 AI 개인비서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휴대폰의 시대가 끝나고 휴대용 AI가 지배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추월하는 시대, 즉 인간이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해결하는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으로 지칭되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순수과학과 인공지능 과학의 협력은 앞으로 더욱 중요한 발전을 이뤄낼 것이다. 이 두 분야의 융합은 새로운 기술과 발견을 이끌어내며 우리의 이해를 확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다. AI가 과학적 혁신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은 올해의 노벨상이 잘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는 순수과학과 인공지능의 협력이 강화되고 더 많은 혁신적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분야의 만남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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