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눈물을 닦아 주는 게 ‘정치’

경기일보 2024. 11. 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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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찾아 달라며 25년 동안 전국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다니는 등 '딸 찾기'에 모든 것을 바쳤던 송길용씨가 지난 10월 평택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뉴스는 참으로 가슴을 찡하게 했다.

여고 2학년인 어느 날 학교에 간다며 나간 딸이 25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아버지 송씨는 그로부터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전국에 전단 돌리기, 현수막 걸기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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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前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

딸을 찾아 달라며 25년 동안 전국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다니는 등 ‘딸 찾기’에 모든 것을 바쳤던 송길용씨가 지난 10월 평택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뉴스는 참으로 가슴을 찡하게 했다.

그는 교통사고로 숨지던 날도 현수막을 걸기 위해 1t 트럭을 타고 나갔다가 지나가던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여고 2학년인 어느 날 학교에 간다며 나간 딸이 25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아버지 송씨는 그로부터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전국에 전단 돌리기, 현수막 걸기를 계속했다.

이렇게 25년 동안 뿌린 전단이 1천만장, 현수막이 1만장으로 재산도 다 날려 단칸방에 기초수급자로 전락했는가 하면 화병을 앓던 부인마저 사별해야 했다.

TV 등 언론매체에 등장해 눈물로 딸을 찾아 달라며 호소했고 경찰도 발 벗고 나섰지만 결국 공소시효 만료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리고 그 역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생전에 TV에 출연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눈물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송씨뿐이겠는가. 어떤 사람은 2020년 딸을 성폭행하는 현장에서 범인을 잡았으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 아버지는 너무 분해 국민 청원을 제기했다.

28만여명이 그의 청원에 참여했는데도 정부 답변은 사법부에 관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렇게 다섯 번이나 청원을 했으나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2만명이 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눈물은 또 어떠한가. 정치권이 정쟁으로 세월을 다 보내는 동안 전국 여기저기에서 절망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다행히 국회가 뒤늦게 전세사기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의 눈물을 생각하는 데 너무 소홀하다.

6·25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 중 생존해 있는 분이 500여명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오지탄광 등에서 죽을 고생을 하다가 누구는 탈북에 성공도 했지만 아직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생존해 있는 것이다.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 들어갔다.

당장 중환자를 업고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대란으로 의사가 없어 뺑뺑이를 돌다 지쳐 버린 가족의 눈물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는 하느님’이라는 성경 표현이 있지만 세상의 정치도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아닐까.

인도 독립의 아버지 간디도 ‘정치란 백성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 했다. 정쟁으로 날이 밝고, 정쟁으로 해가 지는 우리 정치인들 가슴에 심어 주고 싶은 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가 어둠 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국민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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