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지역 희생 강요···에너지 정책 바꿔야”

김창효 기자 2024. 11. 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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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토론회 개최
18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주민 수용성 확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요금 차등화를 통한 수요 분산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한국전력이 호남권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산업단지에 공급하기 위한 ‘신장성~신정읍~신계룡 345kV’ 송전선로 신설 계획을 두고 해당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 갈등 해소 방안을 모색하고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주민 수용성 확대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18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전북 완주군과 정읍시 송전탑반대대책위를 비롯해 진안, 고창, 부안, 임실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석해 송전선로와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는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들은 “송전선로가 지나는 것을 지난해 처음 알게 됐다. 한전에서 짜맞추기식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지역주민이 합의할 수 있는 송전선로가 될 수 있게 백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송전선로가 부족한 게 아니라 수도권에 워낙 많은 전력 부하가 집중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새로운 송전선로를 건설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문제는 수도권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요금 차등화를 통한 수요 분산이 필요하다”면서 “관련 기업이 호남으로 내려올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면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도 자연스레 지방으로 분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이재혁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장 조사 결과 주민 수용성의 정책적 근간인 법 제도가 부재했다”면서 “정보공개 시기와 내용, 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주민 참여 구성과 방식 권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도로나 철도를 놓거나 보수할 때 송전선로를 함께 건설하는 제안도 나왔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장은 “도로나 철도를 설계할 때 송전선로를 같이 설계한다면 추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군)은 “윤석열 정부의 시대착오적 정책으로 환경문제와 지역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송전선로는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을 위해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 해당 지역 주민 등이 참석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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