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 신드롬’이 지배하는 나라, 비단 미국뿐일까 [★★글로벌]
민주당의 트럼프 공격실패 분석
“광범위하게 제기되는 비판들,
큰 타격감 없이 상쇄되는 효과”
정치인의 정신승리식 해석도 문제
사법 리스크 커지는 한국 정치판
美 ‘세 얼간이 신드롬’과 판박이
그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대체로 트럼프 당선을 예측했다가 투표 당일 새벽 해리스의 ‘초박빙 승리’로 입장을 바꿔 체면을 구겼습니다.
장난 같은 ‘50.015%’라는 숫자처럼 막판 판세 수정으로 ‘대선 족집게’라는 그의 명성에 금이 간 것이죠.
그럼에도 대체로 그가 트럼프 승리를 예측했던 논거로 들었던 ‘세 얼간이 신드롬(three stooges syndrome)’은 현 미국 정치를 설명하는 흥미로운 분석이기에 소개합니다.
그는 왜 트럼프를 향한 민주당의 정치 공격이 먹혀들지 않는지에 대해 복잡한 분석을 해체하고 이 쉬운 용어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세 얼간이 신드롬은 앞에 있는 하나의 좁은 문을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어 통과하려다보니 서로 끼어서 결국 아무도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이를 오래된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환자 건강 상태로 설명을 합니다.
다양한 병원균이 발견됐음에도 건재한 환자를 가리키며 의사가 “너무 많은 병균이 한꺼번에 공격을 하려다보니 병원균이 서로를 상쇄해 당신이 멀쩡한 것”이라고 설명하죠.
그러자 환자는 “나는 무너지지 않아(indestructible)”라며 일종의 정신승리식 기쁨을 터뜨립니다.
주지하듯 자기애가 강한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신승리 정치인이라 할 만합니다.
특히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침탈은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사건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택했습니다.
네이트 실버의 분석에 따르면 이 사건은 과거 사건이 됐고 현재 미국 민주주의는 민주당 집권 아래 무탈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트럼프 위협론이 유권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고 합니다.
현재 한국 제1 야당 지도자의 사법 리스크는 포괄적이고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를 향한 여당과 검찰의 공격이 워낙 장기적으로 광범위하게 전개되다보니 타격감이 느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직 대통령과 그 영부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비선실세 개입 논란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총선 결과를 보면 영부인 특검 이슈부터 해병대 특검 등 대통령실의 사법 리스크가 더 크게 부각되면서 정권 심판론을 피하기 위한 여당발 제1 야당 공격이 유효타를 갖지 못했고 결국 선거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근 20%대가 깨졌다가 다시 오른 대통령 지지율은 세 얼간이 신드롬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대통령과 영부인의 국정운영 방식과 현안 인식에 대한 비판이 전면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됐고 대통령의 사과 입장이 표명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지율 붕괴가 현실화했지만 최근 지지율은 추가적인 하락이 없이 다시 20%로 복귀했습니다.
그 기저에는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 붕괴로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으면 안 된다’는 보수 지지층의 경계 심리가 작동했다는 평가입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대통령실과 여당이 초라한 지지율 수치 자체에서 반성과 각성을 하기보다 다시 지지율이 회복됐다는 정신승리식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소개한 ‘심슨가족’ 사례처럼 몸 안에 온갖 병원균이 득실한 상태인 환자가 경각심을 갖지 않고 오히려 “나는 무너지지 않아”라고 기뻐하는 것이죠.
세 얼간이 신드롬은 이렇듯 기존 통념과 일반적인 국민 상식, 그리고 보통의 양심으로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의 통치·정치 행위가 왜 선진 민주국가에서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는 유치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분석 용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트럼프의 두 번째 대선 승리가 한국을 비롯해 선진국 정치에서 더 많은 정신승리형 정치인들을 양산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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