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우리 교양인의 악기상식1-가야금

오늘은 우리나라 문화를 이끌어가는 지성인들이 꼭 알아야 할 가야금 소개를 하고자 한다. 일반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 중에 상식이 많은 사람들은 가야금에 대해 우리나라 대표 현악기 중 하나이고, 가실왕이 당나라의 쟁을 본떠서 만든 12줄로 된 악기라고 한다.
'당나라의 쟁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것은 12세기에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에 나온 이야기이다. 그러나 6세기 이전 것으로 추정되는 가야금 유물인 '광주신창동의 현악기, 신라토우, 대전월평동의 가야금양이두, 백제금동대향로의 현악기' 등을 보면 매우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줄의 수를 가진 현악기가 1세기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야금은 1세기 이전부터 우리나라에 자생해왔던 다양한 현악기를 가실왕이 12달을 상징하는 12줄 가야금으로 개량했으며, 가야의 악공인 우륵이 진흥왕(562년) 때 신라에 귀화해 널리 보급하였고 오늘날까지 '풍류가야금'으로 전승되고 있다. 그리고 조선 말기 시대 문화의 변화에 맞춰 빠른 민속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크기가 작게 개량된 산조가야금이 오늘날 가야금의 대표로 자리 잡았다.
가야금의 모습을 보면 뒤판은 판판하여 땅(음)을 상징하고 앞판은 둥근 모양이 하늘(양)을 상징한다. 비단실로 만든 12줄은 열두 달, 줄을 받치는 안족(기러기발), 줄을 매는 끝부분은 봉미(봉황의 꼬리), 바닥과 닿는 가야금 끝 부분은 운족(구름 발)을 상징하고, 연주하기 위해 손을 얹는 부분은 좌단(坐團-앉는 무대)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야금 연주는 '가야금을 탄다'라고 하는데 오른손으로 줄을 뜯고 왼손으로 농현(弄絃)하며 줄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가야금을 공부하면서 장수를 상징하는 학, 고귀하고 우아한 봉황, 신선이 타는 구름 등을 악기 명칭으로 넣는 것은 그러한 기원을 담아 악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줄을 받쳐 조율하는 괘는 왜 안족(기러기발)이라고 했을까? "이 세상에 새 종류가 많고 많은데…"하고 매우 궁금해했었다. 그리고 가야금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어서야 음악은 그 시대의 사회철학과 모든 영역을 통합적으로 바라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가야금에서 안족은 음을 조율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 '조율'은 한자를 보면 고를 조(調), 법칙 률(律)이다. 즉 '법칙에 맞게 줄을 고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가야금 앞판이 둥근 하늘을 상징하니까 하늘을 나는 새 중에 질서를 지켜서 날아가는 새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기러기'인 것이었다.
필자는 매 학기 초 가야금 수업에서 가야금 명칭에 담긴 다양한 의미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악기 소개를 하면서 연주를 들려준다.
"하늘 위에 비단실 12가닥을 늘어놓고 그 끝을 봉황의 꼬리에 잡아매어 놓으니 기러기 열두 마리가 줄을 지어 조율하네. 가야금 끝을 구름에 걸쳐놓고 가야금 머리를 내 무릎에 올려 오른손으로 줄을 뜯고 왼손으로 줄을 희롱하니 그 소리가 하늘과 땅이 울리는 음양의 조화로운 가야금 소리라네"
이렇듯 멋진 자연주의 철학을 담은 가야금은 1세기 이전부터 있었던 우리나라 자생악기로 우리 음악 문화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악기로 지금도 많이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시대 변화에 맞춰 1980년대 국악관현악단이 전국에 생기면서 음높이가 다른 장르의 음악인 '정악, 산조, 민요'를 악기 하나로 연주할 수 있도록 18현 가야금이 개량됐고, 1990년대 말 북한과의 문화교류가 이루어지면서 평균율을 사용하는 북한의 23 현금을 유입하여 25 현금으로 개량해 오늘날 음악에 널리 사용하고 있다. 유선미 공주대 음악교육과 교수.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 충주맨' 김선태, 충주의료원에 1억 기부…"지방 응급의료 관심 가져주길" - 대전일보
- 충청권 시·도지사 후보들 첫 주말 유세…지역 곳곳서 '표밭갈이' - 대전일보
- 이스라엘 공항에 급유기 52대 집결…이란 공습 임박 긴장감 - 대전일보
- 무면허 음주사고 내고 친동생 주민번호 댄 30대 실형 - 대전일보
- 장동혁, 고향 보령서 첫 주말 유세…"승리의 바람, 이곳 보령서 시작돼야" - 대전일보
- 심우준 결승타·문현빈 쐐기타…한화, 두산 꺾고 공동 5위 도약 - 대전일보
- 李 "공동주택 관리비 과다징수는 불법…누구든 내역 요구 가능" - 대전일보
- 국힘,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모…"통합과 상생 정신 계승" - 대전일보
- 다섯번째 韓 유조선 홍해 통과…정부 "원유 수급 안정 총력" - 대전일보
- 논산 야산서 고사리 캐다가 실종된 80대 숨진채 발견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