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발 증시 불안, 이럴 때일수록 구조적 조치 필요

한겨레 2024. 11. 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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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18일 최근 국내 증시 하락과 관련해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하고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발표에 따라 급등세를 보이면서 상승 마감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증시상황점검회의를 연 뒤 "필요한 때 언제든지 시장안정 조치가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수급안정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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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증시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18일 최근 국내 증시 하락과 관련해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하고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발표에 따라 급등세를 보이면서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부진하던 증시에 트럼프 재집권 충격까지 더해져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을 돌려세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날 증시상황점검회의를 연 뒤 “필요한 때 언제든지 시장안정 조치가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수급안정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주부터 2천억원 규모의 밸류업펀드 자금 집행을 개시하고, 3천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 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8.98% 하락해 주요국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뒷걸음질을 쳤다. 코스닥의 하락률은 20.90%에 이른다.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의 주가지수는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미 대선 이후에는 하락세가 두드러져 15일까지 코스피는 6.2%, 코스닥은 8.8%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이나 코인시장으로 대거 옮겨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증시 약세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상장기업들의 후진적 지배구조, 빈약한 주주환원 정책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불리는 저평가 현상이 고착화돼 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 수출·내수 동반 부진에 따른 성장률 하락 등 경제 기초 체력에 대한 의구심도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기조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까지 덧붙여졌다.

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합리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대책이 필요하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시키는 상법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외교·통상 역량을 총동원해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내수를 부양하는 한편 수출 둔화를 방어함으로써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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