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죄에 "국민도 판단·선택할 수 있어" MBC 앵커멘트 논란

조현호 기자 2024. 11. 18. 18: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검찰·법원 압박 동참? 시청자 개딸 되라는 뜻?"
TV조선 앵커는 "재판부에 경의 바친다" 감정적 미화 논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조현용 MBC 앵커가 지나 15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이재명 대표 징역형을 선고한 재판부 판결을 두고 검찰이나 법원이 아닌 평범한 국민도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 재판 결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MBC 앵커의 클로징멘트가 판결에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찰과 법원 압박에 동참하고, 시청자가 개딸(개혁의 딸들:이재명 지지층)이 되라는 뜻이냐”고 반발했다.

반대로 TV조선 앵커는 이 대표 징역형을 선고한 재판부를 향해 되레 용기있는 판결에 경의를 바친다며 판결을 감정적으로 미화하는 표현을 써 논란을 자초했다.

조현용 MBC 앵커는 지난 15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이재명 대표 판결을 빗대어 “야당 대표든 대통령 부인이든 범죄 혐의가 있어서 처벌받아야 한다며 법원의 판단을 요구하는 일, 즉 기소는 검사만 할 수 있다. 기소는 검사만 하고 그 틀 안에서 판결을 법관이 한다”면서 “그러나 평범한 국민도 할 수 있는 게 있으니 국민은 세상사를 지켜보며 판단을 하고 선택을 한다”고 말했다.

이 멘트의 네이버 전송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한 누리꾼은 16일 “어째, 국민은 이재명을 무죄로 판단하고 선거에서 민주당과 이재명을 선택하라는 말로 들리네? 나도 국민인데 이재명은 유죄라고 판단되고 이재명과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선택하기 싫은데. 기분나쁘네. 평소에도 느끼는 바 지만, 쟤네 둘도 편파방송하는 것 같아”라고 썼다. 다른 누리꾼은 같은 날 MBC 홈페이지의 클로징멘트 기사에 “브로드캐스트에서 지금의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이런 MBC의 행동이 진정 올바른 것인지를 생각하라”고 댓글을 썼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휘)도 18일 성명서에서 MBC 뉴스데스크 앵커의 클로징멘트가 가관이었다며 “선거날도 아닌데 무슨 선택을 하라는 뜻인가? 최근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검찰 압박, 법원 압박에 동참하라는 뜻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특위는 “이재명 팬클럽이 벌이는 판사 탄핵 운동에 10만여명의 개딸이 서명했다. 시청자들한테 개딸이 되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조 앵커는 이날 클로징멘트 외에도 조희원 기자와 스튜디오 대담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국민의힘이 이렇게 축제 분위기였던 적이 있었나 싶다”, “사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여러 공세를 받았었는데 지지층이 결집한 사례가 있었죠”, “사실 위기 때 어떤 결과를 내놓고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가 되게 주목되는데”라고 주관적 표현을 쓰거나 민주당의 대책을 촉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언급을 했다.

조현용 MBC 앵커는 18일 △이재명을 무죄로 판단하고 선거에서 이재명을 선택하라는 말로 들린다, 양극화를 부채질한다 등의 댓글에 어떤 의견인지 △국민의힘 특위의 비판 성명에 어떤 의견인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검찰 등에는 날카로운 감시 비판 멘트를 하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는 관대하거나 편들기한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는지 등을 묻는 미디어오늘의 SNS메신저와 문자메시지 질의에 “생각해보고 답 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은 답변을 받지 못했고, 전화연결도 되지 않았다. MBC 뉴스룸 국장과 정책협력국장에도 문의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지난 15일 뉴스9 앵커칼럼 오늘에서 이재명 대표 징역형 판결을 한 재판부의 용기에 경의를 바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이에 반해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15일 앵커 칼럼 오늘 <현대사의 한 장면>에서 이 대표 징역형 판결을 한 재판부를 두고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은 신분이 귀한 자, 힘센 자에게 아첨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평범하되 고귀한 믿음을 확인시켜 준 용기에 경의를 바친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TV조선 측에 △무죄추정과 3심제인 사법체계에서 1심 판결을 단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고, 법원 판단을 너무 감정적으로 미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언론인으로서 특정인 특히 권력을 향해 '경의', '바친다'는 표현은 가급적 삼가하고 절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질의를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동정민 채널A 앵커는 15일 '뉴스A' '앵커의 한마디' <존경을 잃은 법치>에서 “이재명 대표 1심 유죄 선고가 나오자마자 야당은 사법살인이라 반발하고 여당은 압력에 굴하지 않은 판결이라고 치켜세운다”며 “이런 정치도 문제지만, 민감한 사건마다 편파 기소니 재판 지연이니 논란을 방치해온 우리 사법기관도, 불신을 자초한 건 아닌지, 돌아볼 때가 됐다”고 여야와 사법부 모두를 비판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