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분 노쇼' 김 중사에 식당 6곳 더 당했다…"부대 공문에 속아"

이소은 기자 2024. 11. 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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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와 강화도 음식점 7곳 업주들에게 자신을 군부대 부사관이라고 밝힌 뒤 대량의 음식을 주문하고 잠적 사건이 모두 같은 사람의 범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음식점에 돼지불백 50인분을 주문한 다음 찾지 않아 업주의 영업행위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영종도·강화도 음식점 7곳의 업주들에게 자신을 인근 군부대의 '김동현 중사'라고 소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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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김 중사'가 A씨 식당에 돼지불백 50인분을 주문하면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모습/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인천 영종도와 강화도 음식점 7곳 업주들에게 자신을 군부대 부사관이라고 밝힌 뒤 대량의 음식을 주문하고 잠적 사건이 모두 같은 사람의 범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 강화경찰서와 중부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신원 미상의 A씨를 추적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음식점에 돼지불백 50인분을 주문한 다음 찾지 않아 업주의 영업행위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날 강화군의 중국요리·해장국 음식점 등 6곳에도 약 50인분에 달하는 음식을 주문한 뒤 잠적했다.

A씨는 영종도·강화도 음식점 7곳의 업주들에게 자신을 인근 군부대의 '김동현 중사'라고 소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부대 식품 결제 확약서'도 전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영종도·강화도의 이들 군 간부 사칭 '노쇼' 시기와 수법이 동일한 점을 들어 한 사람의 행동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범행 수법 등을 보면 동일 인물로 파악된다"며 "현재 관할 경찰서와 A 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신원 특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의 한 식당에서 군 간부를 사칭한 '김 중사'가 돼지불백 50인분을 주문하고 노쇼했다. 사진은 피해 식당이 준비했던 음식 모습/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A씨의 만행은 지난 16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엔 '군부대 사칭 노쇼를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알려졌다.

피해 가게 업주의 딸 A씨는 "저희 부모님은 인천 영종도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3일 가게로 단체 포장 주문을 하겠다는 전화가 왔다"라고 말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을 '공군 소속 김동현 중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돼지불백 50인분을 주문하며 '11월 14일 오후 2시에 음식을 받고 결제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 주며 카톡으로 영수증을 보내달라고도 말했다.

A씨는 "평소 군인들이 식사하러 식당에 오기 때문에 의심 없이 주문받았다. 또 영수증을 보내더니 부대 마크가 찍힌 공문을 보내오길래 믿었다"라고 말했다.

식당 측은 14일 오후 1시 50분까지 50인분의 고기와 밥을 준비했다. 후식으로 귤 2박스도 함께 준비했다. '김 중사'는 그날 오전 식당에 전화를 걸어 준비 상황을 묻고는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저희 부모님은 매일 부평 농산물 시장에 오가며 음식을 준비하시는데, 그날은 우리 장병들이 먹을 음식이라며 서두르셨다. 더 넉넉히 준비하고 신경 써야겠다며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식당에서 숙식을 해결하시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신다. 노쇼 사건 이후 어머니가 너무 속상해하시며 눈물 흘리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딸로서 너무 괴롭다"라고 토로했다.

준비했던 음식은 상인회를 통해 노인들과 소외계층에게 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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