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나이가 들수록 맞춤형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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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고혈압과 당뇨병, 골다공증,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 나이를 기점으로 어르신들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의 발생이 많아지게 됩니다.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신체기능, 만성질환 상태, 복용하고 있는 약제 등을 확인했을 때 건강이 좋지 않다면 고혈압의 치료 목표를 다소 조정, 치료로 인한 이득은 얻으면서 부작용 가능성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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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처방도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과 당뇨병, 골다공증,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받습니다. 젊었을 때 없었던 질병이 왜 생기는지 궁금한 마음에 물어보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 “노환이다”라는 섭섭한 대답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거의 대부분의 급성‧만성기 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와 원인은 ‘나이’입니다.
2023년 시행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앓고 있으며 의사의 진단을 받은 만성질병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노인의 86.1%였고, 평균 2.2개의 만성질병을 갖고 있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만성질환 유병률은 65~69세 78.6%, 70~74세 87.2%, 75~79세 90.5%, 80~84세 92.8%, 85~89세 92.0%, 90세 이상 92.3%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합니다. 만성질병 종류별 유병률은 고혈압(59.5%)이 가장 높고 고지혈증 28.9%, 당뇨병 27.7%, 골관절염 또는 류머티즘 관절염 16.2%, 골다공증 11.1% 순입니다.
질환관리의 측면에서 노인 인구를 생각해볼 때 크게 두 연령대, 즉 65세와 80세를 기준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노인의 법적 기준인 65세는 다양한 장기의 기질적‧기능적 노화에 의해 다양한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급증하기 시작하는 나이입니다. 이 나이를 기점으로 어르신들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의 발생이 많아지게 됩니다.
두 번째 의학적인 건강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나이는 80세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개인이 외부의 변화, 질병, 수술, 스트레스에 대응해 평상시의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은 감소하게 됩니다. 하지만 노인의 인구 집단 측면에서 생각해 봤을 때에는 나이가 증가할수록 그 집단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의 다양성은 점차 커지게 됩니다. 개인마다 갖고 있는 노화 속도에 대한 유전적인 감수성, 만성질환의 종류, 관리 정도, 유병 기간, 음주, 흡연, 식습관, 운동습관과 같은 생활습관의 다양성이 모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와상 상태로 요양원에서 지내는 어르신부터, 매일 집 앞으로 등산을 2시간씩 다니시는 어르신까지 건강상태의 다양성이 매우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의료 의사를 결정할 때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약물 처방도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고혈압 약 한 알을 처방하기 전에도 기대여명이 3년, 최소 1년 이상 남아 있는지를 확인해 고혈압 약의 처방이 이득이 될 것인가 확인해야 합니다.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신체기능, 만성질환 상태, 복용하고 있는 약제 등을 확인했을 때 건강이 좋지 않다면 고혈압의 치료 목표를 다소 조정, 치료로 인한 이득은 얻으면서 부작용 가능성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나이는 고령이지만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면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 심근경색의 예방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고혈압 치료 목표를 향해 치료를 진행해야만 합니다.
단순히 고혈압만 생각했을 때도 의사를 결정하기가 이렇게 복잡합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당뇨병과 심근경색, 골다공증, 퇴행성관절염 등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여러 질환에 대해서도 모두 이러한 개인 맞춤형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에선 이러한 종합적인 노인 환자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노인의학에 관한 전문성을 보장해주지 않아 노인의학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만큼 노인의학에 대한 지원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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