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한강 소설 역사왜곡 주장 다룬 MBC에 ‘의견진술’

최성진 기자 2024. 11. 18.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한강 작가의 소설을 두고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하는 '역사 왜곡' 주장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다룬 문화방송(MBC) 보도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방심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제주 4·3을 소재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관련해 토벌대는 '군인과 경찰 토벌대'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남로당 무장대는 그냥 '무장대'라고만 언급했다는 이유로 민원이 제기된 문화방송 뉴스데스크(10월14일 방송)에 대해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신료 분리징수 다룬 KBS 뉴스는 ‘법정 제재’
지난 10월14일 방송된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한강 작가의 소설을 두고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하는 ‘역사 왜곡’ 주장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다룬 문화방송(MBC) 보도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방심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제주 4·3을 소재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관련해 토벌대는 ‘군인과 경찰 토벌대’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남로당 무장대는 그냥 ‘무장대’라고만 언급했다는 이유로 민원이 제기된 문화방송 뉴스데스크(10월14일 방송)에 대해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문화방송은 해당 방송에서 “제주 4·3은 역사적 평가가 끝났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4·3 희생자는 1만4천여명. 이 가운데 군인과 경찰 토벌대에게 희생당한 경우가 84.3%였고, 무장대로 인한 피해는 12.3%였다”고 전했다.

방송이 나간 뒤 보수 언론 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는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내어 “4·3 사건은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의 무력충돌로 빚어진 사건이었음에도, (문화방송 뉴스데스크가) 자막과 음성으로 토벌대는 ‘군인과 경찰 토벌대’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한 반면, 남로당 무장대는 단지 ‘무장대’라고만 언급할 뿐 이들이 공산주의 세력이었던 것은 밝히지 않아 군인·경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다”고 주장했고, 방심위에도 같은 내용의 방송 심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날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김정수 방심위원은 “제주 4·3은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우리 현대사의 큰 비극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의 명예회복이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다만 사건의 원인적 측면을 좀 봐야 하고, 토벌대에 의해 무고한 양민이 희생되었다기보다는 공산당 특히 남로당의 5·10 (제헌의회)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그런 측면에서 소동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많은 양민이 연루됨으로써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은 “(뉴스데스크가) 토벌대는 군인과 경찰이라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폭동을 일으킨 무장대에 대해서는 남로당이라는 표현을 뺌으로써 경찰이나 군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며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류희림 위원장과 강경필 위원도 마찬가지로 의견진술 결정을 내렸다.

한편 방심위는 티브이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해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보도했다며 민원이 제기된 한국방송(KBS) 뉴스 세 건에 대해선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또 만 15살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노출했다는 이유로 민원이 제기된 문화방송 ‘나 혼자 산다’(2023년 7월14일)에 대해서도 주의를 결정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