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KeSPA 글로벌 이스포츠 포럼의 의미와 기대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편입으로 이스포츠는 스포츠의 분류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이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좋은 결과를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한국e스포츠협회가 이에 관련된 포럼을 진행했다. '2024 KeSPA 글로벌 이스포츠 포럼 in 서울'이 그 자리다.
이번 포럼에서 다뤄진 분야는 선수-협력-교육 등 세 가지다. 첫 번째로 다뤄진 선수 분야에서는 올림픽에서의 이스포츠의 움직임, 정식 종목 채택 이후 선수단 운영과 그 과정에서 이뤄진 서울특별시의 지원 및 전체적인 지원 체계, 그리고 이스포츠 올림픽에서 함께 진행될 버츄얼 스포츠와 함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이상혁-김관우 두 금메달리스트의 경험이 공유됐다.
-당연한 것을 먼저 확인하고 가야 하는 단계에서 의미있던 포럼
글 처음에서 언급했던 대로 이스포츠가 게임의 단계를 벗어나 스포츠로 진입하며 이에 관한 학문적인 접근도 시작됐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당연했던 것들이 왜 당연했는지에 관한 기본적인 담화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번 포럼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선발과 파견 및 지원까지 책임졌던 한국e스포츠협회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및 준비에 필요한 시간과 함께 공정한 대표팀 구성 방법, 그리고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재원 마련 및 투명한 집행에 집중하고 있는 움직임이다.
이런 시각에서 봤을때 이번 포럼은 이에 관한 기본적인 부분을 담으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향후 올림픽에 이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포석이기도 하다. 포럼 초반 엄지완 IOC 올림픽 이스포츠 유닛 프로젝트 매니저가 발표한 '올림픽 이스포츠 무브먼트 소개' 및 김태형 아시아 이스포츠 연맹 최고운영책임자가 발표한 '아시아에서의 이스포츠를 활용한 올림픽 가치 실현'의 두 발표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이스포츠의 확장된 개념을 이스포츠 올림픽에서 구현하려는 IOC
이스포츠외 버추얼 스포츠에 관한 주제가 다뤄진 것도 의미있는 부분이었다. 전자 기기를 통한 다양한 경쟁에 포함된 버추얼 스포츠 역시 이스포츠 올림픽에서 진행될 부분이고, 이를 직접 체험한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인 이다빈이 참가한 패널 토론 역시 향후 버추얼 스포츠의 방향을 어렴풋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국가대표 이스포츠의 마케팅 가치, 그리고 이스포츠의 교육적 활용
이스포츠가 기존 스포츠의 영역에 들어가서 국가가 지원하며 국가대항전의 형식을 갖추기 시작하며 이스포츠가 증명해야 할 부분도 이번 포럼에서 다뤄졌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어떻게 지원을 받았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얼마만큼의 마케팅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서도 이야기됐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이스포츠와 손을 잡으려는 이유는 기존 스포츠에 관심을 잃어가는 가운데 이와 반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스포츠를 끌여들여 시청률을 올리기 위함이다. 낮아진 시청률은 스폰서십 비용과 중계권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스포츠 이벤트이기에 큰 스폰서십 비용과 중계권료가 지불되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점점 관심을 잃어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이스포츠와 손을 잡은 것.
이러한 젊은 층을 품고 있는 이스포츠는 지금까지 클럽 위주의 이벤트에서 큰 마케팅 능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기업의 이벤트가 아닌 정부 차원에서 지원되는 이스포츠 이벤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시작이고, 국가대표팀의 마케팅 가치가 얼마가 될지는 아직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상황에서 그 기대감이 커져가는 상황이었다. 이보다 한 걸음 빠르게 도시 차원에서 이스포츠를 후원한 서울특별시와 이스포츠 초기부터 기엄 차원에서 마케팅을 진행한 SK텔레콤 오경식 부사장의 이야기는 이번 포럼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경험 중 하나였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처음이기에 가치있던 행사
총 사흘 간의 일정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세 가지 분야에서 많은 이야기가 진행됐다. 그만큼 이스포츠가 할 이야기가 많다는 점이지만, 반대로 이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깊이를 전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토론에 참여한 패널간의 생각 차이와 그 토론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이 각각의 패널이 자신의 분야에만 짧게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정된 시간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뤘지만, 이스포츠에서 이러한 주제들은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분류다. 그동안 이러한 자리가 얼마나 부족하고, 그만큼 필요했는지에 관한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포럼이 있었기에 다양한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러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논해지는 이야기가 더 많아야 이스포츠를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행사에서 완벽함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기에, 이러한 포럼이 열렸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후에 진행될 2회, 3회 포럼이 더 기다려지는 자리였다.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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