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청사 주소지 2곳 가능"…안동서 TK행정통합 설명회

류상현 기자 2024. 11. 1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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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 18일 안동시청에서 권기창 안동시장과 김학동 예천군수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18. spr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한창 진행되면서 통합청사를 어디로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한 가운데 청사의 주소를 2곳으로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경북 안동시청에서는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북부권 주민설명회'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10분에 시작된 설명회는 경북도 정성현 행정통합추진단장의 행정통합 필요성, 경북대 하혜수 교수의 행정통합의 과제 및 쟁점에 대한 설명에 이어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의 자유로운 질의답변(토론)으로 진행됐다.

토론에서 수많은 질문이 이어지면서 설명회는 점심시간도 잊은 채 오후 1시30분에 끝났다.

토론은 권기창 안동시장과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의 격론으로 시작됐다.

권 시장은 "대구경북특별시장은 어디에서 근무하는가", "통합청사의 주소지는 어떻게 되는가", "통합 후 공무원의 수가 늘어나는가" 등 1문 1답을 요구하며 질문을 이어갔다.

권 시장의 물음에 김 실장은 "기존 청사 3곳을 그대로 활용한다", "주소지는 대구도 될 수 있고 경북도 될 수 있다", "공무원 수가 늘어날 지 줄어들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답하자 좌중에서 "정말 무책임한 소리다" 등을 외쳤다.

권 시장은 "공무원의 수가 늘어나면 비용도 늘어날 텐데 통합 설명에서는 비용이 줄어든다고 한다"며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경북도는 중앙정부로부터 200여개의 권한을 이양받는다고 하지만 광역에서 기초로 넘기는 권한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군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연구원이 10년 전에는 도청 이전하는 것이 좋다고 그렇게 난리치다가 지금 와서는 통합하는 게 낫다고 한다"며 "이 토론회가 일방적으로 찬성하는 발표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간의 격론이 30분 가까이 진행되자 좌장인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이 권 시장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고 일반 주민의 질문을 일괄적으로 받고 패널들이 나중에 1분씩 답을 하는 형식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방청석의 질문에서는 "장래 인구 추이가 과장됐다" 지적이 여러 번 나왔다.

이에 대해 경북연구원 나중규 박사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도청 신도시의 지지부진한 발전에 대한 실망을 표시하면서 이를 행정통합 반대의 근거로 거론한 참석자들도 많았다.

통합청사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8월 27일 대구시장님이 통합 무기 연기를 발표했는데 경북도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인 두 가지 즉 대구를 본청으로 하는 것과 시군 권한을 축소하는 것 때문이었다"며 "현재 합의안에서는 본청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천에서 왔다는 한 참석자는 "신도청 발표가 나고 경북도청이 오면서 저는 8만원(평당) 받고 땅을 다 뺏겼으나 도청이 오면잘 살 줄 알고 기대를 해오던 중에 행정통합 얘기가 나오면서 다시 실망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권광택 경북도의원은 "행정통합 설명회라면 찬반 양론을 모두 소개하면서 설명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찬성으로 정해 놓고 진행하는 설득회"라고 지적했다.

또 "청사가 대구로 갔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청사를 3개로 한다는 것은 지역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청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될 지도 안 될 지도 모르는데 2027년까지 예정된 신도청 2단계 공사가 계속 진행될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허승규 녹색당 위원장(강남동 주민자치위원)은 "이철우 경북지사가 행정통합을 추진하려면 통합자치단체장 불출마 선언을 해야 진정성이 있다"며 "행정통합 말고 대구경북특별연합을 만들어 서로 도와주면 되는데 홍 시장과 이 지사가 너무 급하게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도민의 뜻을 묻는 주민투표는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청석의 질문이 끝나고 패널들의 답변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도청신도시의 인구를 계획대로 못 채운 데 대해 도청 간부 공무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사과하며 "청사 위치에 대해선 통합단체장이 시도민의 뜻에 따라 정할 수도 있고 어떻게 될 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법제연구원 김동균 팀장은 "행정통합 말고 다른 대안으로 메가시티가 거론되는데 부울경이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간도 많이 걸렸고 합쳐진 후 무산되는 과정에서 행정력과 경제적 낭비가 심했다. 이 방법은 국가의 지원도 없다. 행정통합이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찬 숭실대 교수는 "도청 소재지는 2곳이 가능하다"며 "통합을 하면 많은 권한을 이양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통합을) 다 합의해 놓고 이제 왜 설명하냐고 하셨는데 절차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며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고 시도지사가 합의하고 이를 중앙과 얘기한 후 본격적으로 시도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것이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앞서 권기창 안동시장과 김학동 예천군수는 안동시청 앞마당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이 진행되면 경북 북부권 소멸은 가속화될 것이고, 경북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경북 22개 시·군의 공멸을 초래할 것"이라며 "주민 의견 수렴 없는 행정통합은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경북도청 신도시 개발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 통합을 진행하는 건 경북 북부권 발전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오는 20일은 구미에서 마지막 순서로 '서부권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동=뉴시스] 18일 안동시청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주민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2024.11.18. spr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spr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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