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율 의원 “부산 중학교 배정방식, 학교선택권 보장 안 돼…개선 나서야”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재학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배정되는 부산 지역의 ‘중학교 배정방식’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이 확보되지 못해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박종율 부산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국민의힘·북구4)은 18일 부산광역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부산 지역의 중학교 배정방식을 서울·경기 등과 같이 학교선택권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현재 부산시교육청의 ‘중학교 배정방식’은 재학중인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컴퓨터에 의해 전산 배정된다. 각 초등학교마다 배정 가능한 중학교가 2~3개씩 지정돼 있어 초등학생들은 현재 재학중인 학교에 지정된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의 수용능력 및 교통편 등을 고려해 전산 추첨하게 된다.

박종율 부산광역시의원. [사진=부산광역시의회]

하지만 이러한 배정방식이 변화된 도시구조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규모 아파트 설립 등으로 학생밀집도가 지역단위별로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학교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보니 배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2021년 입주한 북구 화명푸르지오헤리센트 아파트 거주 학생들은 50m 앞에 있는 화신중학교를 두고 800m~1㎞ 이상 떨어져 있는 금명중학교·대천리중학교로 배정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재학중인 ‘화명초등학교’의 배정가능한 중학교가 ‘금명중학교’, ‘대천리중학교’ 2곳으로 한정돼 있어서다.

해당 아파트 학부모의 ‘화신중학교 배정 요구’ 민원에 대해 북부교육지원청은 “학생들을 화신중으로 배정할 경우 화신중은 학급과밀이 우려된다”며 “반면 대천리중은 학생수 감소로 학교 운영이 곤란해 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현재의 중학교 배정방식은 두 가지의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근거리 학교 배정’ 원칙을 위배한다는 점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및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도 학교 배정에 있어 통학거리를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코 앞에 위치한 학교에 원천적으로 배치가 불가능한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이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르면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헌법 제36조제1항 등에서 언급되는 중요한 기본권으로, 부모의 자녀교육권이 학교영역에서는 자녀의 교육진로에 관한 결정권 내지 자녀가 다닐 학교를 선택하는 권리로 구체화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서울과 경기 지역은 부산의 배정방식과 달리 입학대상자가 1~2지망 등 중학교를 선택 지원해 추첨, 배정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박종율 의원은 “수십년간 고수된 배정방식을 조정하는 작업은 또 다시 찬·반의 갈등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거리 배정원칙’ 및 ‘학교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현재의 배정방식은 조속히 수정돼야 한다”며 “매우 중요한 정책결정이니 만큼 충분한 예산과 내실있는 연구를 통해 부산교육공동체가 공감하고 합의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