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트럼프의 프롬프터는 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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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중에게 '뜬금포'를 던졌다.
트럼프는 "나는 프롬프터를 쓰지 않는다"고 자랑하곤 한다.
기자는 트럼프의 유세를 찾을 때마다 프롬프터가 켜져 있는지 유심히 살피곤 했다.
'꺼진 프롬프터'는 트럼프의 성향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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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으로 말 내뱉던 트럼프
이동중에 법무장관 깜짝 발표
국방은 후보거론중 돌연 결정
프롬프터 꺼진 그의 연설처럼
본능따라 예측불가 정책 펼듯
"프롬프터가 필요 없는 대통령이 있으니 멋지지 않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중에게 '뜬금포'를 던졌다. 그러고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웃기 시작했다. "전날 밤 (카멀라의) 프롬프터가 고장 난 것 봤나요? 선거가 32일 남았다는 말만 반복했어요."
프롬프터는 연설자 맞은편에 설치된 스크린에 연설문을 띄워주는 기기다. 트럼프는 "나는 프롬프터를 쓰지 않는다"고 자랑하곤 한다. 실제로 그는 프롬프터를 거의 쓰지 않는다. 기자는 트럼프의 유세를 찾을 때마다 프롬프터가 켜져 있는지 유심히 살피곤 했다. 그의 연설이 준비된 것인지, 즉흥적인 것인지를 미리 알아두기 위해서다. 하지만 프롬프터는 그의 연설에 앞서 늘 꺼졌다.
그렇기에 트럼프의 연설은 예측불허 그 자체다. 불법 이민자 문제를 이야기하다 느닷없이 해리스의 맥도날드 근무 이력을 꺼낸다. 중국 기업의 멕시코 생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100%에서 시작해 어느 순간 2000%까지 치솟았다. 자신의 사고 흐름에 따라 이 얘기에서 저 얘기로 건너뛰기 일쑤고, 예고된 연설시간 또한 전혀 의미가 없다. 미국 기자들도 그의 연설이 난해하고 장황하다고 불평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기는 트럼프 스스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꺼진 프롬프터'는 트럼프의 성향을 상징한다. 프롬프터를 이용하는 것을 두고 "써준 대로 읽는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프롬프터는 일종의 '준비된 약속'을 공유하는 성격이 있다. 연설 담당뿐 아니라 무대 연출, 의전, 경호, 방송 등 모든 스태프가 계획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잘못된 사실을 전달할 가능성도 차단한다. 트럼프는 모두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시하는 도구를 이용하는 대신 자신의 본능과 직관을 선호해왔다.
트럼프의 2기 행정부 인선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2시간의 비행 도중 법무장관을 지명했다고 트럼프 정권 인수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방장관 지명자도 트럼프가 후보군 프레젠테이션을 받던 중 갑자기 내정했다고 한다. 두 인물을 두고 자격 논란과 성비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전언이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예측불허의 범위는 훨씬 더 방대해질 것이다. 우리가 조 바이든 정부와 공감대를 이뤘던 사안들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사고 흐름 속에서 즉흥적으로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표현했던 인물이다. 예상 못 한 '딜'에 익숙해져야 한다. 트럼프의 프롬프터는 앞으로도 계속 꺼져 있을 것이다. '충성파'로 채워지는 2기 행정부에서는 그를 말려줄 인물도 없다.
[최승진 워싱턴 특파원 sjcho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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