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중 韓야구 아시아 3류 '씁쓸'

프리미어12서 첫 예선 탈락
도쿄올림픽·WBC 이어 수모
대만·일본 등에 연속 덜미

야구대표팀 투수 고영표가 프리미어12 호주와의 경기에서 4회 초 강판돼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이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프로야구 KBO리그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시즌이었지만 국제 경쟁력에서는 세계 4강은커녕 아시아 톱2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큰 숙제를 남겼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에 5대2로 승리해 조 3위로 일정을 마쳤다. 전날 B조에서 경쟁하던 일본과 대만이 각 조 상위 2개 팀에 주어지는 4강 슈퍼 라운드 진출을 확정하면서 한국은 이 대회 창설 후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한국은 2015년 초대 대회에서 우승했고, 2019년 2회 대회에선 준우승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년 LA올림픽을 겨냥해 이번 대회를 젊은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로 삼았다.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문동주(한화) 구자욱·원태인(이상 삼성) 등이 부상으로, 강백호(kt) 박세웅(롯데) 김혜성(키움) 등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특례로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등 북중미 강호들과 지난해 WBC에서 패배를 안겼던 호주를 잡는 수확은 거뒀다. 반면 대만·일본에 연달아 패해 아시아권 경쟁국들에 밀리면서 1차 목표였던 4강 슈퍼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프로 선수들이 나선 대회에서 일본에 9연패를 당했고, 대만에마저 열세를 이어갔다. 조별리그 4경기 팀 평균 자책점이 5.56에 달했을 만큼 무너진 마운드는 가장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프리미어12 예선 탈락은 사상 첫 KBO리그 1000만 관중 시대를 이룬 해에 일어나 더욱 뼈아프다. 리그 흥행은 대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리그를 뛰는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은 정체기를 겪었다.

2021년 도쿄올림픽 메달 실패(4위), 지난해 WBC 예선 탈락에 이어 프로 선수들이 나선 국가대항전에서 연이어 실패를 맛봤다. 내실을 다지지 못한 탓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현주소만 확인했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