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트럼프에 보낸 경고 카드, "4대 레드라인은 넘지 마"

김재현 전문위원 2024. 11. 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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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길 원하나 필요하다면 싸울 준비가 돼 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마지막 미중 정상회담을 빌려 트럼프 당선인에게 중국의 4대 레드라인을 상기시켰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은 16일 페루 리마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1시간40분간 정상회담을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자신의 접근법을 설명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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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AP/뉴시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추가 파병을 막기 위해 북한과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했고 시 주석은 “중국은 조선반도에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7. /사진=민경찬

"친구가 되길 원하나 필요하다면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마지막 미중 정상회담을 빌려 트럼프 당선인에게 중국의 4대 레드라인을 상기시켰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은 16일 페루 리마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1시간40분간 정상회담을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자신의 접근법을 설명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1년 만에 다시 만난 자리로,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의 사실상 마지막 회담이다.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을 벌여서는 안 되며 양국 간 충돌은 불가피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인 두 나라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메시지도 내놨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4대 레드라인'을 다시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산당의 권력 장악을 약화시키거나 △중국을 민주주의로 유도하거나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억제하거나 △대만의 독립을 조장하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는 신호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4대 레드라인이 "도전받아서는 안 되며 이는 중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가드레일이자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UFC 309 종합격투기 플라이급 타이틀 시합에서 일론 머스크(오른쪽)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세계 최대 거부 중 한 명인 머스크는 대선 직전 트럼프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그가 2년 전 인수한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를 적극 지지해 '트럼프팀'의 실세로 부상했다. /사진=AP통신

블룸버그는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작별 회담에서 시 주석이 자세한 입장을 표명한 건 중국이 비관적 상황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대중 강경파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차기 행정부 국무장관에, 마이크 왈츠 하원위원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대만을 얼마나 지원할지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중국 내 사업 비중이 큰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실세로 앉히는 등 대만 정책에 변화의 낌새도 감지된다. 지난해 머스크는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의 일부"라고 밝혀 대만 지도자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한편,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그의 취임 1기 때와 비슷하게 협상의 출발점인지 아니면 실제 60%의 관세를 부과해 중국을 누르려고 하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각국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트럼프 당선인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읽어보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트럼프가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자신의 성공 비결을 밝힌 이 책은 1987년 출간돼 트럼프 당선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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