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도 못 살린 바디프랜드…실적 반등 기회 올까
"비수기 영향…일시적 적자"
바디프랜드가 3분기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리며 실적 반등의 기치를 들어올렸지만 이후 2분기와 3분기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4000억원 초반대 매출에 머무르며 세라젬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할 전망이다.
연초 기대감은 어디로
바디프랜드는 지난 3분기에 매출 1040억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15억원에서 올해 2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전반적인 흐름은 더 좋지 않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1분기에 매출 1207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하며 모처럼 호실적을 냈다. 12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건 지난 2022년 2분기 1508억원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165억원은 2021년 2분기 이후 최대 분기 이익이었다. 2022~2023년의 2년 연속 역신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2분기에 매출이 1100억원을 밑돌고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3분기에도 매출과 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역신장했다. 바디프랜드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1분기의 깜짝 실적 덕이다.
바디프랜드는 3분기 실적 부진이 비수기 영향이라는 입장이다. 바디프랜드 측은 실적 발표와 함께 3분기 적자의 원인을 "업계 성수 시즌 도래와 신제품 출시 등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8월 광고모델을 인기배우 겸 가수 차은우로 교체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실제롤 바디프랜드는 세라젬의 확장세가 거셌던 2022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가 4분기에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고가의 안마의자가 주력 상품인 바디프랜드의 업종 특성상 연말과 연초에 매출이 집중된다는 의미다.
1위보단 실적 회복이 우선
그럼에도 바디프랜드의 3분기 부진은 아쉬움이 남는다. 영업이익 개선의 경우, 판매관리비 비중을 2022년 수준으로 줄인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디프랜드의 매출 대비 판관비중은 지난해 3분기 누적 54.3%였지만 올해엔 3분기까지 50.5%로 2022년 수준(50.3%)을 유지하고 있다.
판관비 억제에 성공하면서도 매출을 늘린 건 긍정적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그만큼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올해 3분기까지 경상연구개발비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적은 145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이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22년 4.8%, 지난해 5.3%에서 올해 4.3%로 줄었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침구(라클라우드), 정수기 등의 사업도 성과가 미진하다. 라클라우드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했지만 2022년 6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다. 정수기사업 매출 역시 2021년 587억원에서 2022년 286억원, 2023년 130억원, 올해 3분기 81억원으로 계속 하락세다.
또 하나 우려되는 부분은 창업주인 강웅철 이사와 현재 바디프랜드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브라더스가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와 코웨이 등 대기업들이 안마의자 시장을 노리는 가운데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에 내부 분란이 일어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마의자의 보급률이 높아지고 경쟁 기업도 늘어나면서 예전같은 고성장이 되풀이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세라젬이 '침대형' 마사지를 콘셉트로 내세워 급성장한 것처럼 기술을 고도화·차별화하는 곳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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