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장관에 크리스 라이트 내정… 국내 정유사 영향은

최유빈 기자 2024. 11.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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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에너지부 장관으로 석유 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지명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 에너지부 장관 인선은 트럼프 공약에서 화석연료 규제 완화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산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 정유사들의 실적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전비용 감소와 수요 증가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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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기조, 단기적인 실적 악화 가능성… 장기적으론 수혜 기대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부 장관 인선에 국내 정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에너지부 장관으로 석유 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지명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저유가 기조를 유지할 경우 단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수요 증가로 석유 소비가 늘어날 경우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정유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CEO가 국내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부는 미국 에너지 정책·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부처다.

라이트 지명자는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셰일가스 관련 업계에 종사했다. 1992년 셰일가스 개발·생산 기업 피너클 테크놀러지를 설립해 2006년까지 CEO를 지냈으며 2011년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 '프래킹'(fracking) 전문 기업 리버티에너지를 창업, 지금까지 경영해오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가 이번 인선에 주목하는 것은 그가 석유가스 개발에 우호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라이트 지명자는 "기후운동가들이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낸다"며 "빈곤을 해결하려면 화석연료를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인선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주장해 온 '석유·천연가스 채굴 확대' 기조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보유한 전통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외국 의존을 줄이는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 시추를 늘리자) 정책을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이 석유, 화석연료 규제를 완화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단기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가파르게 상승한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유가를 떨어트리면 전 세계 유가가 약세로 돌아서고, 유가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로 국내 정유사의 실적이 동반 하락한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저유가 정책이 국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저유가로 운전 비용이 감소하면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유가가 떨어진만큼 수요가 증가해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정제마진은 국내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 지표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가격을 뜻한다. 국내 정유업계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을 배럴당 4달러 선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가 올해 3분기 정유부문에서 동반 적자를 낸 것도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정제마진 감소가 원인이었다. 3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3.6달러였다. 지난 1분기 평균 7.3달러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석유사업 부문에서 6166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쓰오일은 영업손실 41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각각 2681억원, 3529억원의 손실을 봤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 에너지부 장관 인선은 트럼프 공약에서 화석연료 규제 완화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산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 정유사들의 실적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전비용 감소와 수요 증가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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