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법원장 후보로 고법 부장도 검토…법원장 후보 추천제 폐지수순

2025년 법관 정기인사 방침
전국 모든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후보 추천, 의견수렴
법관인사위원회 심의로 검증 강화
고법 부장판사도 지방법원장 보임 가능

법원행정처가 내년 2월 인사때부터 전국 법관을 대상으로 법원장 후보를 추천받고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친 후 대법원장이 각지 법원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관할 지방법원 내에서 대부분 후보추천과 투표가 이뤄져 ‘인기투표 변질’ 논란을 빚었던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대신하는 제도다. 또 법관인사 이원화의 취지는 지키되 기존 고등법원 부장판사 보임 지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대법원장 임기 내 한시적으로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지방법원장 보임도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놓기로 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2025년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18일 법원 내부망에 올린 ‘법원장 보임 절차에 관하여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통해 이같은 인사방침을 밝혔다.

그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소속 법관의 천거 및 투표를 통해 법원장 후보를 추천하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시행되었습니다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으로 여러 문제와 부작용이 지적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며 “이에 사법정책자문위원회의 논의와 전국 법관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렴한 법원 안팎의 다양한 의견 등을 토대로 새로운 법원장 보임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은 법원장 검증을 강화해 법원장 보임 인사의 객관성과 적격성을 제고하는 것”이라며 “먼저 법원장 보임에 관해 소속 법관뿐 아니라 소속과 직위 등에 상관없이 전국의 모든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법원장 후보의 추천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보로 추천돼 심사에 동의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법관인사위원회’에서 능력과 자질을 검토해 심의하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후 모든 절차를 통과한 이들을 놓고 대법원장이 경력과 전문성 등에 맞춰 각급 법원의 법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대법관 추천때처럼 전국에서 다방면의 검증을 거친 후 적합하다고 판단된 이들을 대상으로 대법원장이 보임인사를 하는 셈이다.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지방법원장 보임 길도 열어놓는다. 천 처장은 “법관인사 이원화의 원칙적인 모습은 고등법원장은 고등법원 소속 법관, 지방법원장은 지방법원 소속 법관 중에서 적격자가 보임되는 것이지만, 그간 명확한 사전 계획 없이 추진된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과도기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2025년 법관 정기인사에 지방법원장은 원칙적으로 지방법원 소속 법관 중에서 보임하되, 법원의 특성과 후보군 등을 면밀히 살펴 한시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일부 지방법원장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보임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법원장 보임제도 개선방안은 전국의 모든 지방법원장, 행정법원장, 가정법원장, 회생법원장 보임에 동일하게 적용돼 법원장 인사의 통일성을 도모할 예정”이라며 “고등법원장 보임제도는 위 과도기적 운영기간 중에는 종전대로 시행하되, 추후 지속적인 연구와 충실한 의견수렴 등을 거쳐 과도기 이후의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