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비명계 움직이면 죽일 것’ 발언에…“‘이재명 수령’ 위한 충성 맹세”

민주당 출신 비명계 주축 새미래민주당 “지금이 당내 비명 의원들이 정신 차릴 때”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오마이TV' 유튜브 방송에서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라고 보도했는데)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으며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처한 가운데 당내 친명(親이재명)계에서는 "비명(非이재명)계가 움직이면 당원과 함께 죽일 것"(최민희 의원)이라는 위협 섞인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당내 비명계에 대한 겁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을 떠난 비명계로부터 "당내 이견을 가진 동료들을 향한 '칼춤 추기'" "홍위병 대장인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에서 탈당해 개혁신당에 참여한 조응천 전 의원(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최 의원 발언에 대해 1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아무리 그래도 같은 당에 있는 동료들한테 '죽인다'가 뭔가. 홍위병 대장인가"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최 의원뿐만이 아니고 지금 민주당에 몸담고 계시는 의원님들 거의 대부분이 그때그때 가장 영향력이 센 사람이 누구인가, 또 누가 가장 원샷을 많이 받고 있는가 그쪽 쫓아서 가는 불나방 같은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출신 이낙연 전 대표 주축으로 모인 새미래민주당 또한 "막장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김양정 새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엄혹한 독재정권 시절에도 동료의원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한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며 "이는 단순히 부적절한 수준을 넘어선, 당내 민주주의를 향한 언어적 폭력이자 '이재명 수령'을 위한 시대착오적 충성 맹세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 정도면, 이미 민주당은 잔혹살인극 '오징어게임'의 실사판이 아닌가. 현실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는 '출구 없는 생존게임'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TV 앞에서 느꼈던 긴박감 대신 허탈함을 느끼고 있다"며 "어쩌면 지금이 비명 의원들이 제 정신을 차릴 마지막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한편 최 의원의 논란의 발언은 지난 16일 '오마이TV' 유튜브 방송에서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라고 보도했는데)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했다. 발언은 '1심에서 유죄가 나왔다고 해서 민주당이 분열해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최 의원은 "핵심은 민주당이 분열하느냐 아니냐다. 다시 숨죽여 있던 민주당 내에 분열 세력들이 준동하냐, 안 하냐에 따라 이 국면이 돌파될 것이냐, 아니면 민주당이 돌파 못 하고 사분오열될 것이냐 결정된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