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수학 문제풀이 시킨 게 아동학대?"…전북교사 2370명 탄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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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수업 시간, 생활 지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학생들이 서운하다고 느끼는 감정을 모두 정서적 학대로 규정짓는다면 교사들은 더 이상 제대로 된 지도를 할 수가 없다"면서 "이러한 잣대가 아동학대의 기준이 된다면 교사와 학생 모두가 불행한 교실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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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뉴스1) 임충식 기자 = “교사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전교조 전북지부가 18일 전주지검 정읍지청에 교사 2370명의 서명인 담긴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교사가 문제풀이를 시킨 것이 망신주기가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북지부에 따르면 정읍 한 중학교 교사 A 씨는 지난 2월 말, 학부모 B 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칠판에 풀게 해 망신을 줬다’, ‘특정 학생에게만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교사가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것이다. 해당 교사가 문제를 풀게 한 시기는 지난해 6월이었다.
B 씨의 아동학대 신고는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B 씨와 A 교사는 지난해 말 발생한 학폭사건 처리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툼이 발생했을 당시 B 씨는 학폭 신고를 하지 않고 A 교사에서 분리조치를 요구했지만 교사는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현행 규정 상 학폭 신고를 하지 않고 교사가 임의로 강제분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B 씨는 이후 ‘교사가 학생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면서 A 교사의 전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냈다. 경찰은 신고 내용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권한 내의 재량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로 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로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결론을 냈다. 전북교육인권센터 역시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결론을 냈으며, 교육감도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이 학부모가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해당 교사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기 위해 또 다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수업 시간, 생활 지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학생들이 서운하다고 느끼는 감정을 모두 정서적 학대로 규정짓는다면 교사들은 더 이상 제대로 된 지도를 할 수가 없다”면서 “이러한 잣대가 아동학대의 기준이 된다면 교사와 학생 모두가 불행한 교실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서적 아동학대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절망하는 교사들을 위해서라도 검찰이 반드시 무혐의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교사들이 마음 놓고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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