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이후 커진 변동성…AI·바이오株 선별 투자를"

2024. 11. 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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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위원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따라
한국 수출기업 당분간 고전
코스피도 박스권 이어질듯
은행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
밸류업株로 수익률 방어를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 뉴욕증권 거래소에서 선보인 트럼프 지지자 모자.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출범은 기존 민주당의 정책적 행보에서 벗어나는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

한국 주식 시장을 놓고 본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보편 관세 여부에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 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보편 관세의 실행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당선 이후 단기적으로는 관련 우려가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정책 민감도가 높은 업종보다는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작은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학습된 무력감. 최근 한국 증시 반응은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지난 트럼프 1기 시절 겪었던 무역분쟁의 기억이 투자자들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드 스윕' 구도가 된 만큼 내년 1월 실제 트럼프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내각을 구성하면, 이전보다 관세 부과 움직임이 빠를 수 있다.

올해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이 계속된 상황 속에서 무역분쟁이 재개되면 내년뿐만 아니라 트럼프 2기 내내 국내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질 법하다.

다만 트럼프 1기 시절과 차별화되는 점들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한국, 대만,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기업 전반적으로 미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여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진 상태다.

반도체 등 중간재(2022년 기준 비중 74%)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2004년 이후 약 20년간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았지만,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면서 2024년을 기점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재차 역전한 상태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트럼프가 중국에 60% 이상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중간재 포함 중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줄어든 만큼, 지난 1기 시절처럼 무역분쟁이 주가 방향성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트럼프의 2기 정책이 공약 그대로 진행될지는 실제 정부 출범 이후 셈법을 봐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가 변동성은 이전에 비해 높아질 전망이다.

트럼프 2.0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국내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적이며, 현재 이익 전망이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4월(작년 동기 대비 13.6%)을 기점으로 10월 4%대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증가율도 4월 41%에서 고점을 형성한 후 11월 말 현재 23%대까지 둔화된 상태다. 이른 시일 내에 수출 및 이익 다운사이클 진입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하방 압력이 공존한다. 하방 압력은 관세를 포함한 트럼프 2기 정책 시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자동차와 2차전지 등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소지가 있다는 점이 해당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코스피의 이익 전망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미국 내 실수요 둔화를 완충하면서 경기 후퇴 전망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이 해당된다. 또 트럼프 1기 시절과 달리 한국 반도체 등 중간재 기업이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정책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 향후 관세 부과 시 협상의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위안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내년 초 트럼프 2기 내각 구성 후 공식 출범해 실제 정책 윤곽이 드러나기까지는 국내 증시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결국 트럼프와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해 나가는 전략이 적절하다.

우선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AI 규제 완화, 전략 인프라 수요 증대 등으로 성장 전망이 여타 산업에 비해 밝은 HBM, 전력기기 등 AI주들에 대한 비중 확대를 제시한다. 내년에도 매그니피센트7(M7)에 대한 증시의 실적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바이오주도 초과수익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4%대 중반까지 급등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당선 시 예상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한 레벨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연준의 인하 사이클은 국내 바이오주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방산주는 트럼프 2기가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이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이스라엘, 이란, 사우디 등 중동 정세는 한층 더 복잡해질 소지가 있다.

은행과 증권 등 밸류업 관련주도 대선 이후 수시로 높아질 수 있는 변동성 대응에 적절한 업종이다. 밸류업 정책을 공시한 기업들의 대부분이 주주환원정책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주주환원이라는 재료는 변동성 관리 및 수익률 방어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하는 테마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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