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톰' 두려워 말라 … 美정책 수혜株에 길 있다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11. 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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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이후 S&P500 상승세
트럼프효과·금리인하·연말랠리
3대 호재 남아 있어 강세장 예고
보호무역·규제완화·반사이익
제조업 강화·전력인프라 분야
트럼프 2기 핵심정책 힘 받을듯

이달 5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 2.0' 시대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트럼프의 법인세 대규모 감세 기대효과와 더불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연말연시 강세장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미국 주식사장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이달 11일부로 종가 기준 6000을 넘어선 가운데 오펜하이머 증권은 올해 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5900에서 6200으로 올려 잡았다. 다음 달인 12월까지 한 달여간 해당 지수가 3%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존 스톨츠푸스 오펜하이머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보면 기업들 매출·수익 성장과 소비자 회복력에 더해 기준 금리 인하 사이클까지 감안할 때 연말까지 대형주 추가 상승이 S&P500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며 중소형주 성과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 하원도 공화당이 차지했다는 개표 결과가 나온 가운데 '레드 스윕'(공화당이 상하 양원 장악) 상황에서 트럼프가 집권해 법인세 인하(21%→15%)가 이뤄지면 골드만삭스는 S&P500 기업들의 주당 수익(EPS) 증가율 전망치를 4%포인트 더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별 종목을 보면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정책 친화적으로 알려진 종목에 매수세가 모이는 가운데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 대표 혹은 창업자가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유명한 테슬라와 오라클이다. 트럼프의 비트코인 선호 경향에 따라 비트코인 시세가 치솟자 미국 상장사 중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급등락하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 전반에 대해 브렛 켄월 e토로 연구원은 "대선 이후 주식시장이 엄청낸 랠리를 보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조정에 민감하며 어떤 일이든 조정의 말미가 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주식 폭락 시 매수에 나선다는 입장을 점점 더 확실히 하고 있으며 펀드 매니저들도 주가가 떨어지면 매수해 연말에 성과를 내려 하기 때문에 조정이 온다 해도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미국 채권시장은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모양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국채 가격이 급락했던 것과 단기적으로 비슷한 흐름이다.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의 첫 TV 대선 토론회가 열린 지난 9월 10일 이후 이달 12일까지 각각 75bp(1bp=0.01%포인트), 78bp 뛰었고 30년물 수익률은 같은 기간 71bp 상승했다. 국채는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인다.

한국에서는 증시 약세가 두드러진다.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과 더불어 이달 12일부로 코스피가 2400선이 무너지는 등 기약 없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할 위기에 놓였다. 게다가 내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국내 증시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따른다.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 미국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은 트럼프 2기 정부 예상 정책과 그에 따른 수혜 업종을 분석해 다섯 가지 키워드를 'T.R.U.M.P.'로 제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제시한 키워드는 보호무역주의(Trade protectionism)와 규제 완화(Regulatory relaxation), 반사이익(Unexpected benefits),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그리고 전력 인프라(Power) 등으로 트럼프 2기 정부가 정책적으로 강조할 분야로 예측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보편 관세 적용을 추진하고, 특히 중국에 대해 수입품에 60% 관세 부과 및 최혜국 대우 철폐를 공언해 왔다. 그리고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 무관세 협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반도체 지원법(CHIPS) 수정 또는 폐기를 주장했다.

인공지능(AI) 행정명령 폐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AI 투자 촉진·법인세 최고세율 15% 인하도 약속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고위험 자산 투자금지·대형화 제한' 즉 볼커룰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금융산업에 적용돼 온 규제를 손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전부터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면 배제하는 전략적 '디커플링'을 주창해 왔다. 이에 따라 신공급망 중심으로 인도가 주목받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업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럼프는 지지층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강조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세 부과, 리쇼어링 정책, 대규모 인프라 투자 약속 등과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해 미국 내 화석 에너지 인프라 건설 투자를 촉진·지원하겠다는 의지 표명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펼쳐온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원전 허가취득 절차 간소화, 원자력 규제위원회 개혁,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 확대를 공언해 왔다. 제조업 건설투자와 함께 원전, 가스, 변압기, 송전망 등 전력 설비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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