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5만개 넘는데...이제야 편의점 사업 뛰어든 '이랜드' 왜?
이랜드가 실험적인 모델을 앞세워 편의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전국에 5만3000여개의 편의점이 운영중인데다 업계 3, 4위 사업자들도 적자를 보고 있는 시장에서 이랜드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5개의 킴스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봉천점을 처음 오픈한 뒤 신정점, 신촌점, 염창점, 도곡점을 차례로 열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제 서울 전역에 대한 상권 테스트를 완료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가맹사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이랜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 산업이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갈림길에 서 있는 탓이다.
편의점 시장 규모는 대형마트를 제치고 최근에는 백화점까지 넘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중에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시장 시장 자체가 온라인에 밀려 점차 축소되고 있어 편의점 업계에서도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이미 2022년 기준 5만3814개의 편의점에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1억2000만여명의 인구를 가진 일본(5만5838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은 2241명당 1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셈인데 한국은 956명당 1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편의점 산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다.
이랜드 관계자는 "그래도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 편의점 산업"이라며 편의점 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랜드는 이같은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킴스편의점은 편의점보다는 기업형슈퍼마켓(SSM)에 가깝다. 정육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타 편의점에 비해 매우 높다.
이랜드 관계자는 "킴스클럽에서 '쓸어담는 실속채소' 코너에서 상품을 낱개 단위로 사고 싶어 하는 수요를 확인했다"며 "또 B급 상품이라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있어 근거리 채널에서 이런 것을 팔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운영시간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24시간 운영하거나 최소한 새벽 1시까지 운영해야 하는 편의점과는 다르다. 사실상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서 편의점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는 얘기다.
이는 CU, GS25 등 기존의 편의점들이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CU, GS25 등은 최근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신선식품 특화 편의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이마트24도 노브랜드와 협업해 또다른 장보기 채널로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존에 이랜드가 운영 중인 쇼핑 채널과 시너지 효과도 이랜드가 믿는 구석이다. 이랜드는 전국에 26개의 킴스클럽을 운영중인데 편의점과 소싱을 통합하고 물류망도 함께 사용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바잉파워(구매력)는 키우고 비용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킴스편의점은 킴스클럽에서 판매하는 애슐리 가정간편식(HMR)을 포당 단위만 다르게 판매하고 있다.
킴스편의점은 기존 편의점과 다른 '가격실험'도 진행중이다. 통상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단가가 마트나 SSM보다 비싼 편인데 킴스편의점은 킴스클럽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랜드는 올해까지 킴스편의점에 대한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가맹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실상 SSM에 가까운데 이랜드가 '편의점'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근거리 채널로서 편의점이 가지는 '상징성'과 '규제'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산업발전법상 SSM은 준대규모점포로 분류돼 대형마트와 같이 월 2회 의무휴업, 심야영업 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다. 제한된 영업시간에는 온라인 배송도 할 수 없다.
특히 SSM은 전통시장 반경 1㎞안에 새로 문을 열 수 없다.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만 예외적으로 출점이 가능하다.
전통시장이 없는 신도시가 아닌 이상 사실상 대기업의 신규 출점은 어렵다보니 이랜드가 편의점이라는 업종을 택하지 않았다면 서울 시내에 문을 여는 것조차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랜드 관계자는 "SSM은 가맹사업을 진행할 때 점주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규제 보다는 가맹사업을 진행할 때 편의점 규모가 더 적당하다고 판단해 편의점 업종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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